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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설비의 절반 이상 몰려
‘코앞’ 산둥성에만 한국의 2배
35기 추가 건설중 ‘설상가상’

中석탄발전 압도적 세계1위
감축은 8년간 29만㎿ 불과
“국민건강 위해 中과 협상을”

봄을 맞아 미세먼지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족과 주말 나들이라도 나가려 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에 이른바 ‘방콕 신세’가 되기 일쑤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중국에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는 성토의 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문제는 우리와 가까운 중국 동부 연안에서 생산되는 대기오염 물질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특히 환경부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은 ‘석탄화력발전소’만 놓고 보면 중국의 영향은 매우 심각하다. 문화일보가 25일 국제환경기구 ‘콜스웜’(CoalSwarm·https://endcoal.org/tracker)이 추적 중인 중국 내 석탄발전소 정보를 모두 취합해 분석한 결과, 한반도 인근 중국 11개 성(省)·자치구·시에서 지난 1월 현재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는 모두 1625기(전체 2849기)로 총 설비용량(최대 가능 생산용량)은 51만3894㎿(메가와트)에 이른다. 이는 중국 전체 총 설비용량(93만6057㎿)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중국 석탄발전 절반이 ‘한반도 인근’= 특히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산둥(山東)성에서 석탄발전을 가장 활발히 운영 중이다. 산둥성에만 현재 344기가 가동 중이며 총 설비용량은 8만7422㎿다. 산둥성 하나의 설비용량이 한국 석탄발전 총 설비용량(3만7973㎿)의 2.3배가량이다. 산둥성의 최동단이 한반도와 직선거리로 불과 300여㎞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곳에서 발생한 석탄 오염물질이 고스란히 편서풍을 따라 한반도를 강타하는 형국이다. 실제, 한국과 나사(미 항공우주국)가 지난해 시행한 ‘대기 질 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오염의 국외 영향으로 중국 내륙이 34%를 차지했다. 산둥성이 22%, 베이징(北京)이 7%, 상하이(上海)가 5%를 차지했다. 당시 조사가 중국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5∼6월에 진행돼 실제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이나 봄에 받는 영향은 더 클 것이란 평가다.

산둥성의 석탄발전량은 지금도 어마어마한데 발전소 건립은 ‘현재 진행형’이다. 콜스웜에 따르면, 산둥성에는 35기의 석탄발전소가 건설 중이며 총 설비용량은 1만510㎿다. 우리나라와 인접한 또 다른 지역인 장쑤(江蘇)성(7만5808㎿)과 허베이(河北)성(4만2046㎿)도 석탄발전 설비용량 규모가 상당하다.

◇석탄발전…사막화에도 한몫 = 중국은 전 세계에서 석탄발전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로 석탄발전량 2위인 인도(21만4910㎿)보다 4.4배 많다. 이에 따른 중국의 이산화탄소(CO2) 연간 배출량은 35억t이 넘는다. 중국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석탄발전은 온실가스의 주범일 뿐 아니라 미세먼지 배출 기여도 역시 상당하다는 평가다. 우리 정부가 지난 2월 국내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30년 이상 가동한 노후 석탄발전소 5기(총 설비용량 2320㎿)를 4개월간 정지하면서 예상한 초미세먼지(PM2.5) 저감량은 813t이었다. 노후 석탄발전소 폐쇄와 관련해 주현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선임연구원은 “노후 석탄발전소 10기를 폐쇄하면 전국적으로 조기 사망자는 연간 23명 줄어들고 연간 3695억 원의 환경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강조했다. 석탄발전은 ‘물 부족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전 세계 석탄발전소의 44%가 물 부족 지역에 있고, 석탄을 옮기면서 발생하는 먼지를 줄이기 위해 이들 발전소는 상당한 양의 물을 소모한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중국의 석탄발전으로 중국 북쪽 지역의 사막화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갈 길 먼 중국 석탄발전 저감책 = 최근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지난해 총 설비용량 6만5000㎿에 달하는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거나 건설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애초 계획보다 1만5000㎿ 많은 수치다. 콜스웜도 중국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29만㎿에 해당하는 석탄발전을 취소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석탄발전이 중국의 4분의 1 수준인 인도에선 지난 7년간 46만㎿의 석탄발전을 취소했다. 더욱이 중국은 220기(9만㎿)의 석탄발전소를 새롭게 짓고 있어 ‘석탄발전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이어가고 있다. 남궁영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중국발이라는 점이 어느 정도 확인된 만큼 정부는 국민의 건강을 생각해 재빨리 중국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