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감 잡았어! 박인비가 2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윌셔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투어 휴젤-JTBC LA오픈 1라운드 5번 홀에서 버디 퍼팅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LPGA LA오픈 첫날

4개홀 연속 버디… 5언더 선두
종전 쓰던 ‘투볼 퍼터’ 사용
최근 상승세… 통산 20승 눈앞
세계 랭킹 1위 탈환도 청신호
지은희, 3언더로 공동3위 올라

세계랭킹 1위 탈환을 노리는 박인비(30)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휴젤-JTBC LA오픈(총상금 150만 달러) 첫날 선두에 나섰다. 박인비는 예전에 사용하던 퍼터(말렛형 퍼터)를 다시 들고나와 신들린 퍼팅감각을 뽐냈다.

박인비는 2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윌셔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6타를 챙겨 단독선두에 올랐다. 마리나 알렉스(28·미국)가 4언더파 67타로 2위, 지은희(32)가 3언더파 68타로 ANA인스퍼레이션 우승자 페르닐라 린드버그(32·스웨덴) 등과 함께 공동 3위를 형성했다.

윌셔컨트리클럽은 2001년 오피스디포 대회 이후 17년 만에 LPGA투어 개최지가 됐다. 당시 애니카 소렌스탐(48·스웨덴)이 6언더파로 우승했을 만큼 까다로운 코스다. 코스 전장은 6450야드로 비교적 짧지만 그린 주변에 벙커가, 많고 솟아 있는 ‘포대 그린’이 즐비해 샷이 정확하지 않으면 그린에 떨어진 공이 앞뒤로 흘러내리기 일쑤다. 그래서 그린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박인비는 12번∼15번 홀까지 4개 홀 연속 버디로 선두자리에 올랐다. 박인비는 17번 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범했지만 후반 들어 2번(파5)과 5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일찌감치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그린을 3개만 놓쳐 적중률 83%를 기록한 박인비는 기회마다 퍼팅이 호조였다. 퍼트 수는 28개로 좋았다.

박인비는 지난 3월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 우승 때 사용한 일자형 ‘앤서 퍼터’ 대신 종전에 쓰던 말렛형 ‘투볼 퍼터’를 다시 들고 나왔다. 지난주 롯데챔피언십에서 막판 퍼팅 부진으로 시즌 2승 기회를 놓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 우승과 ANA인스퍼레이션 준우승, 지난주 롯데챔피언십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탄 박인비는 투어 통산 20승 달성 가능성을 부풀렸다.

또 세계랭킹 3위 박인비는 이날 선전으로 1위 탈환에 청신호를 켰다. 세계 1위 펑산산(29·중국)은 3오버파 74타로 70위권으로 밀려났다. 2위 렉시 톰프슨(23·미국)은 3언더파 68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박인비는 세계랭킹 포인트에서 펑산산에 0.38점, 톰프슨에 0.08점 뒤진다.

박인비는 “지난주 퍼트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생했는데 이번 대회에는 오래 사용하던 퍼터로 교체했다”며 “오늘은 짧은 퍼트 실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처음 경험하는 코스이기에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몰랐는데 비교적 나와 잘 맞는 코스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퍼트 부진에 대해 박인비는 “바람이나 그린 상태를 탓하고 싶지 않다”며 “아마 퍼터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는 재미교포가 많이 거주하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고 있다. 교민, 팬들은 윌셔컨트리클럽에서 박인비를 포함해 한국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고 박인비는 성원에 감사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박인비는 “아침에 비가 내리고 다소 추웠지만 경기 내용은 좋았다”면서 “외국에서 이렇게 많은 한국 팬들이 찾아오신 건 처음이고 그래서 편안하게 플레이했다”고 강조했다. 박인비는 “한국에서 경기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며 “이곳엔 한국 식당도 많아 음식을 고르는 선택폭이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소연(28), 고진영(23), 허미정(29)이 이븐파 71타로 공동 30위이며 박성현(25)은 3오버파 74타로 공동 75위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