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商議, 2200여 제조업체 조사
노동환경 변화 등 리스크 꼽아

경북의 실리콘 제조업체 A사는 지난해 결산 결과 영업이익이 1년 새 2배로 늘었다. A사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납품물량이 대폭 늘었다”며 “역사상 가장 크고 긴 실리콘 랠리(반도체 호황)”라고 말했다.

반면 인천 남동공단의 자동차 부품업체 B사는 ‘수주 절벽’에 직면하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일감이 줄어 공장가동률이 반토막 났다”면서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 경쟁사들이 과거 몇 년 사이에 우리 기술력을 넘어섰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200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경기전망지수(BSI)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처럼 정보기술·가전(112), 정유·유화(101) 업종은 2분기 경기를 밝게 본 반면, 철강(84)과 자동차(88), 조선(66) 업종 등은 매우 어둡게 봤다. BSI 지수가 기준치 100 이상이면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특히 철강은 미국의 관세 보복으로, 자동차는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저하·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조선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등으로 해당 업종과 지역의 체감 경기가 악화하고 있다.

전체 제조업종의 BSI는 직전분기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97로 집계돼 2015년 2분기(97) 이래 3년 만에 기준치에 가장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으나 2014년 3분기(103) 이래로 16분기 연속 부정적 견해가 우세했다.

이들 기업은 주요 대내외 리스크에 대해서는 ‘미·중과의 통상마찰’(52.5%), ‘노동환경 변화’(48.5%), ‘환율변동’(30.8%),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30.4%) 등을 꼽았다. 또 전반적인 수출환경에 대해서는 5년 전에 비해 ‘악화했다’(48.8%)는 응답을 많이 했고, ‘호전’이라고 답한 기업 수는 18.2%에 불과했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의식한 탓인지 이들 기업의 2분기 자금조달 BSI는 86에 그쳤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