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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USB’ 나눠주며 조직적 댓글 작업

이희권 기자 | 2018-04-16 12:25

- 드러나는 ‘경공모’ 실체

파주 출판사 모여 여론조작
처음엔 여권에 우호적 활동


“처음부터 어딘가 이상한 사람들이었어. 눈도 제대로 안 마주치더라니까.”

15일 경기 파주 출판도시에 위치한 느릅나무 출판사 건물 앞에서 만난 인근 사무실 직원 A 씨는 2층 출판사 사람들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느릅나무 출판사는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김모(49) 씨가 공동대표로 있으며 아지트로 사용한 곳이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6년부터 댓글 조작을 해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이라는 필명의 네이버 유명 블로거였던 김 씨는 19대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글을 올리는 등 여권에 우호적인 활동을 벌였다. 김 씨는 2010년 느릅나무 출판사를 열어 파주 출판도시에 위치한 한 출판사 소유 건물에 처음 입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건물에는 느릅나무 출판사 이외에도 이른바 ‘산채(산적소굴)’로 불리는 김 씨의 개인 사무실도 함께 꾸려졌다. 김 씨는 파주 사무실에 자신이 운영한 단체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을 초대해 유력 정치인 초청 강연을 열기도 했다. 그럼에도 느릅나무 출판사는 간판만 출판사로 달았을 뿐 실제 책을 출간한 사례가 전무했다.

김 씨가 구체적인 매뉴얼을 만들어 ‘경공모’ 구성원들을 사실상 ‘댓글부대’처럼 운영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들은 정해진 온라인 메신저만 사용하는 등 보안을 철저히 하며, 김 씨가 정한 ‘작업 기사’에 대해 여론 조작 작업을 벌였다. 김 씨 일당의 ‘모니터 요원 매뉴얼’에 따르면, 김 씨 등이 ‘작업’ 대상으로 삼아야 할 기사 주제와 댓글 선정 기준을 정하면 모니터 요원들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기사의 댓글 수를 조작했다. 매뉴얼에는 ‘PC에 깔린 텔레그램은 복구가 가능하므로 산채에 방문해 텔레그램이 깔린 USB메모리를 받아가야 하며 화면을 캡처하는 등 흔적을 남겨선 안 된다’고 명시됐다. 느릅나무 출판사가 입주해 있는 건물주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초 김 씨가 요청해 1년 임대 재계약까지 마친 상태였는데 지난 2월에 폐업 신고됐다는 사실도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며 김 씨 등이 황급히 떠난 상황을 전했다.

이희권·이정우·이후연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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