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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안냈는데… 日計表엔 입·출금 내역 빼곡

손우성 기자 | 2018-04-16 12:17

- 파주 느릅나무출판사 가보니

강의수입·통신비 등 상세 기록
주방·침구류 갖춘 주거 공간도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김모(49·필명 드루킹) 씨의 댓글 공작 본거지로 알려진 경기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자리한 느릅나무출판사 내부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이 벌어졌음을 보여주는 정황들로 가득했다.

특히 일계표를 만들어 매일같이 재정을 관리한 문서가 발견됨에 따라 2010년 설립 후 출판물을 단 한 차례도 발간하지 않은 느릅나무출판사의 댓글 조작 활동 자금 관련 의혹이 더욱 커지게 됐다.

16일 오전 7시쯤 찾은 느릅나무출판사 오른편엔 김 씨가 집무실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큰 공간이 있었다. 집무실엔 책상 2개와 컴퓨터 2대가 설치돼 있었고, 김 씨의 것으로 보이는 책상 위엔 2018년 3월 20일 화요일자로 작성된 일계표가 놓여 있었다.

일계표엔 은행별 전일 잔액과 입출금 현황, 금일 잔액이 세세하게 적혀 있었다. 입출금 현황도 항목별로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었다. 3월 20일 일계표엔 강의수입으로 175만 원, 공동구매로 108만8500원이 입금됐으며, 주유비 5만 원, 식대 3만6000원, 소모품 2만2500원과 4600원, 통신비로 6만6740원이 지출됐다. 느릅나무출판사는 건물 1, 2층 전부와 3층 일부를 사용하면서 매달 500만 원 이상을 임차료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댓글 조작을 위해 휴대전화 150대를 위조해 사용하는 데에도 상당한 자금이 소요됐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4∼5명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직원과 주말마다 출판사를 찾았던 20∼30명의 인원을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자금 확보’를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한 수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계표를 만들어 철저하게 자금을 관리했다는 증거까지 나오면서 조직적인 댓글 조작 가능성은 한층 커지고 있다. 김 씨가 2014년 소액주주운동을 펼치며 개설한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을 상대로 물품을 팔아 자금을 확보했다는 문서도 나왔다. ‘경공모 회원 특전’이라는 제목의 A4용지 10여 장짜리 문서엔 비누, 치약, 탈취제, 각종 장류와 차 등을 홍보하는 사진과 가격표가 안내돼 있었고, “경공모 회원들이 좋은 제품을 착한 가격에 사실 수 있도록 다른 비누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하오니 회원님들의 많은 애용 바랍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느릅나무출판사는 주방과 침구류 등을 갖춘 공간까지 사무실 한편에 마련해 사실상 주거지 개념으로 활용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주방엔 큰 책상 2개와 의자 20여 개가 세팅돼 있었고, 대형 냉장고 4개와 가스레인지, 밥솥, 전자레인지 등도 갖췄다. 특히 냉장고 안엔 판매용으로 구매한 것으로 보이는 유산균 원액이 보관돼 있었다.

숙식을 해결한 것으로 보이는 방 2개엔 매트리스와 이불이 갖춰져 있었고 컴퓨터가 놓여 있었다. 옷가지들은 정리되지 않은 채 바닥에 흐트러져 있었다.

파주 =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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