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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법”
단수공천 떨어지자 출마선언

대전·경기·강원도 반발 우려
洪“조기결정이 잡음 덜 생겨”

이석연, 서울시장 후보 고사
“낮은 지지율·洪리더십 한계”

이종혁(사진)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19일 당이 서병수 현 부산시장을 6·13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 후보로 단수공천한 것에 반발,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한국당이 지지율 정체로 인재 영입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천 결과에 대한 반발이 내부 세력 이탈로까지 비화하면서 홍준표 대표의 지방선거 구상이 암초에 부딪힌 모습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절이 싫어지면 중이 떠나는 법인 만큼 저는 오늘 한국당을 떠난다”며 “무소속 시민후보로 부산시장 선거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어 “돈도 ‘빽’도 없어 높은 당의 공천 벽을 넘지 못해 좌절하고 있을 깨끗하고 능력 있는 무명 신인 후보들과 함께 무소속 연합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한국판 ‘앙 마르슈(전진·2017년 프랑스 총선과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제3세력)’ 돌풍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서병수 부산시장)·인천(유정복 인천시장)·울산(김기현 울산시장)·충북(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1차관)·제주(김방훈 전 제주 정무부지사) 등 5개 광역단체장 후보에 대해 조기 공천을 단행한 바 있다.

한국당은 이번 주 중으로 대전·경기·강원 지역 후보를 확정 지을 예정이지만, 해당 지역 역시 단수 공천이 단행될 가능성이 커 추가 반발이 예상된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 주 중으로 후보를 확정할 방침인데 (후보군은) 지금 (언론에서) 언급되는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며 사실상 깜짝 카드는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재 대전시장 후보로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 경기지사 후보로는 남경필 경기지사, 강원지사 후보로는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제1차관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인물난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한국당은 최근 서울시장 후보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영입하려 했지만 이 전 처장은 끝내 고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는 “보수 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천장에 갇히면서 당선 가능성이 극도로 떨어졌고 이에 따라 유력 인사들이 출마를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 대표의 리더십도 문제”라며 “합리적인 보수조차도 고개를 돌리는 메시지가 굉장히 많고 당 운영에서도 독단의 리더십이 발휘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중앙당-시도당 맑은 공천 연석회의’에서 “조속히 후보자를 결정하지 않으면 잡음이 커지고 문제만 커진다”며 “조속한 공천 만이 (탈락한 경선 후보자의) 힘을 빼고, 당력을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만큼 늦어도 4월 중순까지 공천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