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4년 만에 내한한 팝가수 존 레전드가 15일 열린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다. AIM 제공

존 레전드 4년 만에 내한 공연
“안녕하세요” 또렷한 한국어 인사
킹 목사 영상속 ‘글로리’로 대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당장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포스트 스티비 원더’라 불리는 미국의 팝가수 존 레전드가 봄의 문턱에 와 있는 한국 팬들에게 사랑을 속삭였다.

4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존 레전드를 반기듯 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주변은 봄을 재촉하는 빗방울이 떨어졌다. 오후 8시 공연 시작을 앞두고 일찌감치 공연장 앞을 메운 이들은 대부분 우산도 쓰지 않은 채 봄비와 공연을 앞둔 들뜬 마음을 즐겼다.

예정된 시간에 정확히 공연이 시작되자 4000명의 관객은 일제히 환호를 지르며 그를 반겼다. 블랙 슈트 차림으로 등장해 피아노를 치며 ‘아이 노 베터(I Know Better)’로 서막을 연 그는 ‘펜트하우스 플로어(Penthouse Floor)’ ‘투나잇(Tonight)’ ‘러브 미 나우(Love Me Now)’를 연이어 부르며 능숙한 솜씨로 관객들의 박수와 참여를 유도했다.

존 레전드는 영화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가수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크게 흥행한 영화 ‘라라랜드’에 출연해 팬층이 더 탄탄해졌다. 이 때문에 그가 ‘라라랜드’의 OST ‘스타트 어 파이어(Start A Fire)’와 아카데미 어워즈와 골든 글로브에서 주제가상을 차지한 영화 ‘셀마’ OST인 ‘글로리(Glory)’를 부를 때 관객의 환호는 더 커졌다.

이번 공연은 존 레전드와 관객의 호흡이 돋보였다. 그는 “안녕하세요”라는 또렷한 한국어 인사로 관객을 반겼고, 2년 전 딸을 낳을 때 느낀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슬로 댄스(Slow Dance)’를 부를 때는 여성 관객 1명을 무대 위로 올려 끈적끈적한 커플 댄스도 선보였다. 이 여성 앞에서 존 레전드가 무릎을 꿇은 채 리듬을 타며 재킷을 벗을 때 공연장 데시벨은 최고조로 치솟았다.

대미를 장식한 ‘글로리’가 흐를 때는 대형 스크린에 마틴 루서 킹의 연설 영상과 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집회 영상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