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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현장서 노인 구해 ‘LG 의인상’ 받은 유명진 주무관

“매주 반찬 배달하던 집에 불 나
노부부 걱정에 차 몰고 달려가
시민에 봉사하는 자세로 봉직”

“불길에 휩싸인 현장에 도착해보니 바로 전날 반찬을 전달한 노부부 집이었습니다. 거동을 못 하는 할아버지가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집 안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갔습니다. 그런 상황을 본 공무원이었다면 누구라도 당연히 했을 일입니다.”

경기 시흥시에서 발생한 화재현장에서 노인을 구한 유명진(51·사진) 주무관은 16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최근 ‘LG 의인상’을 받은 것에 대해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앞서 LG 복지재단은 15일 유 주무관의 투철한 사명감을 높이 평가해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시흥시 매화동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유 주무관은 지난 13일 11시 50분쯤 인근 주택가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곧바로 차를 몰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유 주무관이 약 3분 만에 화재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소방대가 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는 “집 안에 할아버지가 있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할머니를 안심시킨 후 지체하지 않고 불길이 치솟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당시 불이 난 집은 유 주무관이 3년 동안 일주일에 세 번씩 반찬을 배달하는 곳이었다.

유 주무관은 “봉사활동을 위해 3년 동안 일주일에 세 번씩 들르던 집이어서 집 구조가 눈에 훤하게 들어왔다”면서 “할아버지가 거동을 못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망설일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집 안에 화염이 가득 차 있었지만 비교적 불길이 적은 주방으로 진입해 안방에 있던 할아버지를 이불로 감싼 후 업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화재는 이어 도착한 소방대가 30여 분만에 진압했다. 유 주무관의 빠른 구조활동 덕분에 다친 사람은 없었다. 그는 “지역 주민을 돕는 공직자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자세로 봉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본인의 안전보다는 시민의 생명을 먼저 생각한 유 주무관의 봉사 정신은 사회에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복지재단은 2015년부터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뜻을 반영해 ‘LG 의인상’을 제정, 지금까지 총 66명을 선정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