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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촬영전 性폭력 예방 교육… 확 바뀐 방송가

안진용 기자 | 2018-03-14 10:37

- 미투 확산에 환경개선 나서

‘성희롱과 친밀감 구분하고
동료 신체에 性的표현 금지’
대본 첫 장엔 구체지침 알려

방송사들 잇따라 동참 밝혀


‘미투’(Me Too) 운동이 방송가 환경을 바꾸고 있다. 제작 일정이 빡빡하지만 촬영 시작 전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드라마 대본에는 ‘촬영 현장 성희롱 예방 가이드’를 포함시켰다. 단순히 ‘미투 운동의 타깃이 되지 말자’는 차원을 넘어, 제작 현장의 권력자인 유명 감독과 배우들이 잇따라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되고 촬영장이 외부와 차단돼 성윤리 사각지대라 불리던 열악한 촬영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자는 취지다.

14일 방송계에 따르면, MBC 드라마국은 단막극 ‘미치겠다, 너땜에!’의 촬영을 앞두고 지난 6일 서울 상암 MBC 사옥 회의실에서 성희롱 예방 교육을 진행했다. 이에 앞서 3월 말 첫 방송되는 새 주말극 ‘부잣집 아들’의 제작진과 출연진도 전문 강사 입회 하에 관련 교육을 받았다.

MBC 관계자는 “12일 첫 방송된 월화극 ‘위대한 유혹자’와 다음 주 시작하는 수목극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의 제작진도 대본리딩 시작 전 교육을 받았다”며 “최근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참여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모든 이들이 손에 쥐고 있는 대본에도 성폭력 방지를 위한 안내문(사진)이 속지 첫 장을 장식하고 있다. MBC, SBS가 모든 드라마 대본에 이를 적용하고 있고 타 방송사도 동참 의지를 밝혔다.

이 안내문은 성폭력은 문제있는 개인이 아니라 그런 행위가 묵인되고 재생산되는 조직문화로 인해 발생한다고 강조하며 ‘성희롱과 친밀감을 구분한다’ ‘동료의 신체에 대해 성적인 평가나 비유를 하지 않는다’ 외에도 ‘여자가~ /남자가~/꽃 같다~’ 등 고정된 성역할과 나이를 강조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구체적 지침을 담았다.

또한 ‘‘내가 잘못하지 않았나’, ‘빌미를 주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버린다’(피해자) ‘나의 행위가 성희롱인지 여부를 내가 판단하지 않는다’(가해자),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남에게 얘기하지 않는다’(동료) 등 각 입장에 따른 적절한 대처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등 유관 단체의 전화번호를 기재해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라고 독려한다.

이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할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로 술자리를 겸한 회식을 줄이고 여성 동료를 배제시켜 역차별 우려가 있는 일명 ‘펜스 룰’과 같은 미봉책을 넘어 적극적인 계도를 통해 미투 운동의 순기능을 극대화시키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SBS 드라마국 고위 관계자는 “어떤 형태의 성폭력이든 피해자가 겪게 되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크기 때문에 사후 처리보다 사전에 이를 방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제작 현장에서 성폭력 근절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대본 상에 구체적 지침을 담아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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