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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개봉 韓·日영화 2편

韓 ‘리틀 포레스트’
고교 졸업후 서울로 떠난 소녀
귀향뒤 친구들과 소소한 일상
시골 풍미담긴 음식 향수 자극

日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과거서 온 편지받은 3인조 도둑
답장쓰며 세상 보는 눈 달라져
32년 시간 오가며 따뜻한 감동

눈과 마음을 정화해주는 한국과 일본의 ‘힐링영화’ 2편이 28일 나란히 관객을 찾아온다.

한적한 한국 시골의 사계(四季)와 일본 작은 마을의 아늑한 풍경을 담은 영상이 눈을 말끔히 씻어주며 소박한 꿈을 꾸며 알콩달콩 살아가는 친구들의 우정과 편지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잇는 잔잔한 이야기가 바쁜 일상에 찌든 마음에 안식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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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례 감독의 신작 ‘리틀 포레스트’(왼쪽 사진)는 도시에서 빠듯하게 살다가 심신이 지쳐 고향으로 내려간 주인공이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친구들과 정을 나누는 이야기를 담았다. 엄마와 단둘이 살던 고향 집으로 돌아온 혜원(김태리)이 자전거를 타고 여유롭게 마을 길을 달리는 모습으로 시작된 영화는 그가 고교 졸업 후 서울로 올라간 사연을 설명해준다. 혜원이 고교 졸업을 앞둔 어느 날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자신을 지극정성으로 돌봐주던 엄마마저 집을 나가자 서울 대학으로 진학한다. 서울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혜원은 시험에 떨어진 후 합격한 남자친구와도 소원한 사이가 되자 불쑥 고향으로 내려왔다. 집에서 며칠 머물며 머리를 식힐 생각이었던 혜원은 고향 친구인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과 어울려 지내며 1년을 보낸다.

세 명의 친구가 풀어내는 이야기와 혜원이 텃밭에서 나는 다양한 제철 재료로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먹는 모습 등 줄거리의 두 축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물 흐르듯 전개된다.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 등 세 배우의 합이 아기자기한 재미를 선사한다. 또 혜원이 만드는 눈 속에서 캐낸 봄동으로 끓인 된장국과 꽃을 얹은 파스타, 뒷산에서 주운 밤을 끓여 만든 밤조림 등의 음식이 군침을 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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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수년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유지해온 일본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감독 히로키 류이치·오른쪽)에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에피소드와 등장인물을 적절하게 축약해 원작의 내용을 오롯이 펼쳐낸 영화는 인연의 끈이 사람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1980년과 2012년을 오가며 판타지 형식으로 펼쳐지는 영화는 현실과 과거, 미래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한밤중에 여자 혼자 사는 집을 털고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든 아츠야(야마다 료스케), 쇼타(무라카미 니지로), 고헤이(간 이치로) 등 세 명의 청년은 닫힌 셔터문 틈으로 날아든 한 통의 편지가 32년 전에 쓰인 것이라는 사실을 안 후 장난삼아 답장을 쓴다. 이 답장이 시간을 거슬러 잡화점 주인 나미야(니시다 도시유키)에게 편지로 고민을 상담했던 이들에게 전달된다.

청년들은 음악을 하고 싶은 꿈과 가업을 이어야 할 현실의 상황 사이에서 갈등하는 ‘생선가게 뮤지션’을 비롯해 어릴 적 자신을 돌봐준 부부를 돕고 싶지만 큰 돈을 모을 수 없어 고민하는 ‘길 잃은 강아지’, 불륜으로 생긴 아이 때문에 혼란스러운 ‘그린 리버’ 등의 사연을 읽으며 편지의 비밀을 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세상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던 그들의 삐딱한 시선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