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광석(사망) 씨의 부인 서해순(53) 씨가 낸 영화 ‘김광석’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일부 받아들여졌다. 법원은 이상호(50) 고발뉴스 대표와 김 씨 형 광복(60) 씨에게 ‘서 씨를 비방하지 말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영화 상영을 금지해 달라는 신청은 기각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문광섭)는 서 씨가 자신에 대한 비방 및 ‘김광석’ 상영을 막아줄 것을 요청하며 이 대표와 고발뉴스, 광복 씨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대표와 고발뉴스 등이 서 씨를 비방하는 행위에 대해 “명예 내지 인격권을 중대하고 현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서 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 씨를 비방하는 언행을 하거나, 언론매체나 SNS를 통해 이를 유포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했다.

그러나 영화 ‘김광석’ 상영을 금지해 달라는 서 씨의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상호 기자는 영화의 감독일 뿐이며 영화에 대해 상영을 금지하거나 영상을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영화에서 김 씨 사망원인에 대해 다소 과장하거나 일부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담겨 있기는 하나 영화 내용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관람자·시청자 등 대중으로 하여금 그 의혹 제기의 논리적인 타당성과 관련 공적 절차의 결과 등을 종합해 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리도록 맡겨둠이 상당하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씨는 영화 ‘김광석’ 등에서 서 씨가 김광석과 딸 서연 양을 일부러 사망하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광복 씨는 ‘서 씨가 서연 양을 일부러 사망케 하고, 딸 사망 사실을 숨겨 저작권 소송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며 유기치사·사기 혐의로 서 씨를 고소·고발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서 씨는 모두 무혐의 결론을 받았다. 이에 서 씨는 지난해 11월 법률대리인 박훈 변호사를 통해 명예훼손·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무고 등 혐의로 경찰에 이 대표와 광복 씨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고, 동시에 민사 손해배상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