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도 무역체제 타격 우려
“한국 등도 보복 나설것” 전망

미국이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자 중국이 보복 조치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글로벌 무역전쟁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한국 등이 미국에 대해 보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언론의 분석도 나왔다.

19일 외신 등에 따르면, CNN 방송은 외국산 철강 등에 대한 대대적인 무역 규제를 제안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에 대해 “중국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전체 글로벌 무역체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무역 전문가인 마이클 무어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상무부가 제안한 3가지 안 중 하나를 택한다면, 캐나다와 한국, 멕시코는 보복에 나설 것”이라며 “미국 농산품에 대해 수입 관세를 부과하거나, 보잉 대신 에어버스 등 미국산 제품이 아닌 것을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햄대학의 맷 골드 교수도 “232조 자체가 매우 취약한 조항이어서, 세계무역기구(WTO) 위반일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상무부 제안 조치를 택하지 않더라도, 232조를 원용했다는 것만으로도 국제무역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상무부가 지난 16일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하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17일 춘제(春節) 연휴인데도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해 “보고서가 근거가 없고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최종 결정이 중국의 국익에 영향을 준다면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미국이 중국산 철강 등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면 보복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했다. 미국의 의회 전문지 더힐은 “이번 제안이 수용된다면 거의 확실하게 무역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외국산 철강에 대해 모두 169건의 반덤핑 관세와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 중 대중국 조치가 29건에 달한다.

미국은 또 중국산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2건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4건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