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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파트너

기사입력 | 2018-02-13 12:16

김회평 논설위원

평창 밤하늘을 수놓은 1218대 드론 쇼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의 최고 장면으로 꼽혔다. 국내 기술이 아닌, 미국 IT 기업 인텔의 야심작이다. 10일에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홍보관 개관 행사를 열었다. “평창을 시작으로 도쿄, 베이징까지 이어지는 아시아 올림픽에서 혁신기술을 보여주겠다”고 한 마윈 회장 얼굴엔 자신감이 넘쳤다.

인텔과 알리바바는 올림픽 파트너, 곧 ‘TOP’(The Olympic Partner)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올림픽에 재정·기술·상품 지원을 하고 독점 마케팅 권한을 얻는 후원사에도 등급이 있다. TOP은 단어 그대로 최상위에 속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4년 단위 계약을 맺고 전 세계에서 오륜기 등을 활용한 사업을 할 수 있다. 평창·도쿄 올림픽이 낀 2017∼2020년에는 유일한 국내 기업인 삼성을 비롯해 코카콜라·비자·GE 등 13곳의 글로벌 기업이 포진해 있다. ‘가입비’는 대략 1억 달러로 추산된다. 개최국으로 활동이 제한된 그 아래 단계는 후원 액수에 따라 공식파트너·공식스폰서·공식공급사·공식서포터 순으로 내려간다.

코카콜라는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 당시 미국 선수단을 위해 콜라 1000박스를 무료로 제공했다. 선수들 입에서 떠나지 않았던 낯선 음료는 유럽인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고, 코카콜라 세계화의 발판이 됐다. 90년째 개근한 코카콜라는 최초이자 최장 후원사 타이틀을 갖고 있다. TOP 제도는 산업마다 단 한 곳을 선정하는 만큼 글로벌 기업의 흥망성쇠도 읽힌다. 1980년대에는 마쓰시타 등 일본 전자업체, 1990년대엔 삼성·IBM 등 IT 기업이, 베이징올림픽이 열린 2000년대엔 레노보 등 중국계 기업이, 평창올림픽에선 인텔·알리바바 등 신산업 주자들이 진입했다. 한때 위세를 떨쳤던 제록스·코닥은 소리 없이 퇴장했다.

수십억 인구가 지켜보는 올림픽은 기업 매출·이미지를 높일 호기다. 평창만 해도 향후 10년간 최대 65조 원의 경제효과를 예상한다. 한데 TOP에 속한 삼성은 홍보 자체를 꺼리고 있다. 총 1조 원 넘게 후원한 기업인들도 개막식 리셉션에 초대받지 못했다. 개최지는 분명 대한민국인데 국내 기업인은 뒤로 숨고, 외국 경쟁사들은 활보한다. 그러잖아도 주인공인 선수보다 북 손님이 더 부각된 터다. 이래저래 주객이 뒤바뀐 ‘이상한 올림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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