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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바람에… OT시즌 대학가 ‘性범죄 사고날까’ 조마조마

김수민 기자 | 2018-02-13 11:49

학교 이미지 추락 걱정 긴장
재학생 상대로 성교육 강화
남학생 “잠재적 범죄자 몰아”
‘남혐 프레임’비난 목소리도


‘미투(Me too)’ 운동이 대학가로 옮겨붙으면서 개강을 앞둔 대학들에 비상이 걸렸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프로그램에 인권 교육을 넣는 등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각 학교는 신입생을 맞기에 앞서 ‘성교육’을 하느라 분주하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은 2월 초 OT를 시작하기 전 2시간에 걸친 ‘성(性)인지 교육’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성 감수성 향상, 성 평등 관점 등에 대한 강의가 해당 교육에 포함됐다. 이 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모(26) 씨는 13일 “‘미투 캠페인’이 검찰에서 시작된 만큼 로스쿨이 더 민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도 예년과 달리 새터(새내기배움터)에 참가하는 전 재학생을 대상으로 교내 양성평등센터 소속 강사가 성교육을 했다. 지난해에는 OT 교육을 담당하는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강의했지만, 올해는 교육 대상이 대폭 넓어졌다. 이들은 “술 마시기 게임 때 벌칙으로 애교나 섹시 댄스 등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 글로벌리더학과 재학생 양지우(여·21) 씨는 “해가 갈수록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반발 움직임도 있다. 일부 대학생 사이에서는 “미투 운동이 우리를 잠재적 성희롱범으로 몬다” “남성만 가해자로 모는 성교육에 공감할 수 없다”며 발끈하는 반응이다. 서울대 재학생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성추행이 나쁜 거 맞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데 동의하지만, ‘남자니까 당해도 싸다’고 해놓고 왜 자기들 고통에만 공감해달라 하느냐”고 비아냥거리는 게시글이 356회 추천을 받았다. 댓글에는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몬다” “남혐(남성혐오) 프레임”이라는 등 동조 의견이 대다수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생 A(26) 씨는 “초빙된 강사가 ‘통계상으로 성폭력 가해자의 절대다수는 남성’이라며 교육 대상이 남자들인 것처럼 말했다”며 “우리가 더 조심해야겠지만, 성 평등은 같이 만드는 것 아니냐”고 불쾌해했다.

허민숙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는 “미투 운동은 폭로 그 자체에서 그치는 게 아니고, 우리 모두 방관하고 침묵했던 데 대해 반성해야 완결된다”며 “내가 가해자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자기방어적 태도에서 벗어나 경청하고 공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민·이희권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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