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웃고 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이 국가정보원 불법 자금 수수 혐의로 17일 구속됐다. 사진은 이 전 대통령이 1월 1일 동작구 서울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국정원 특활비 불법수수 혐의
용처·MB보고 여부 집중규명

원세훈·김희중 협조적 태도에
내심 김前기획관도 변화 기대

다스협력사 등 전격 압수수색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17일 구속되며 검찰 수사가 이 전 대통령의 턱밑까지 다다르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의 재산과 사생활을 모두 관리했고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청와대 살림을 책임졌던 김 전 기획관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향후 국정원 뇌물 수수 혐의뿐만 아니라 다스 관련 의혹 등 전방위적으로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정원 돈 사용처·MB 인지 여부 관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추가 수사를 위해 이날 구속된 김 전 기획관,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을 다시 불렀다. 국정원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4억여 원의 특수활동비를 불법 수수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김 전 기획관에 대해서는 돈을 건넸다는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과 예산 담당관 등의 진술을 토대로 강도 높게 추궁하는 한편, 돈의 사용처와 이 전 대통령의 관여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법조계에서는 김 전 기획관의 구속을 계기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 전 대통령을 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검찰은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이 전 대통령과 독대해 국정원 자금을 건넨 사실을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수순상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가 불가피한 부분이다.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최근 수사에 협조적으로 나오는 데 이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김백준 전 기획관도 구속을 계기로 진술 태도에 변화를 보일 경우 수사는 더욱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은 오랜 기간 이 전 대통령을 보좌해 온 김 전 기획관이 이 전 대통령 몰래 국정원 금품을 받는 일탈 행동을 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사전·사후에 보고했거나 이 전 대통령이 자금 수수를 지시했을 가능성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국정원에서 청와대로 건네진 자금 중 일부가 이 전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 여비 등에 활용된 정황도 포착했다. 김희중 전 실장은 국정원에서 받은 수천만 원을 2011년 10월 이 전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앞두고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윤옥 여사를 보좌하는 청와대 행정관에게도 일부 자금이 흘러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MB 향한 전방위 수사 풀 열쇠 될까= 다스 의혹 등 이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의 다른 수사 역시 김 전 기획관 구속을 계기로 수사의 물꼬를 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40년 넘게 이 전 대통령의 재산·사생활까지 관리해 온 김 전 기획관은 BBK 및 다스 의혹, 내곡동 사저 의혹 등 이 전 대통령의 재산과 관련 있는 각종 의혹 사건에 빠짐없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에서 수사 중인 다스의 BBK 투자금 140억 원 회수 의혹, 서울동부지검에 별도 수사팀이 꾸려진 다스 120억 원 횡령 등 의혹 고발 사건 역시 검찰이 김 전 기획관의 입을 여는 데 성공한다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다스 횡령 의혹 관련 고발 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 서울동부지검 차장)’은 이날 다스 협력사 IM 본사와 관계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IM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 이동형 씨가 최대 주주다.

민병기·이정우·윤명진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