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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운전대 잡은 文 ‘순항중’… 북한發 돌발변수 곳곳에 산적

김병채 기자 | 2018-01-12 11:56

美·中 주변 살피고 속도 조절
트럼프 대화국면 유인 성과도
北비핵화 강조 과속우려 불식
한미훈련 중단·전략자산 철회
北 무리한 요구·재도발땐 험로


문재인(얼굴) 대통령이 남북 대화 국면을 거치면서 주변국 정상들로부터 취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신뢰와 지지를 얻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이 제재와 대화 병행이란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 대화의 한계를 분명히 밝히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에 대해 현실적이고 균형잡힌 인식을 보여주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와 관련해 연일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문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전쟁은 없다”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인 듯” 등의 발언을 했다. 1주일 전만 해도 “남북 대화, 좋은 뉴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한 것과는 온도 차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에는 4일과 10일 문 대통령과의 두 차례 통화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두 번째 통화에 앞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며 “독자적으로 대북 제재를 완화할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들뜬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지만, 냉정함을 유지했다. 과거 ‘퍼주기’ 논란이 있었던 진보 정권의 대북 정책에 대해 ‘유약한 대화’라는 반성적 인식을 가지고 균형감을 중시한 것이다.

두 차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는 남북 대화가 미국 정부의 강력한 압박 정책의 결과라는 점을 계속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외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인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전화통화는 성사만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중국과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는 모습은 북한에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향후 역할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새해 들어 급격하게 진행된 대화 국면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현재의 상황 관리에도 유연함을 보이고 있지만 우려되는 변수도 적지 않다. 북한이 남북 군사 당국 회담 등을 통해 한·미 군사훈련의 축소·중단 등의 요구를 해온다면 한 차례 고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미 군사훈련이 재개될 때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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