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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1) 61장 서유기 - 24

기사입력 | 2017-12-19 07:39

서동수가 옆에 앉은 여자를 보았다. 흰 피부는 대리석처럼 매끄럽게 느껴졌고 바다색 눈동자, 비너스 조각상을 닮은 콧날과 입술, 금가루를 뿌린 것 같은 금발 머리는 어깨를 덮었고 은빛 실크 가운 사이로 풍만한 젖가슴 윗부분이 드러났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여자는 표정이 없다. 눈동자의 초점이 멀어서 서동수 뒤쪽을 보는 것 같다. 서동수를 투명인간 취급한다. 서동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마르코, 훈련을 잘 시켰군.”

“글쎄, 자네가 만지기 전까지는 자네가 보이지 않는다니까.”

“그런데 너무 연극적이야. 그래서 감동이 일어나지 않아.”

“그런가?”

놀란 듯 마르코의 얼굴이 굳어졌다.

“형제가 그렇게 느꼈다면 작전은 실패한 것인데.”

“내 시선을 받았을 때 반응을 했어야지. 만져야 작동을 한다니 기계 같은 느낌이 들잖아?”

“그렇군.”

마르코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럼 지금부터 바꿔볼까?”

“늦었어.”

“광산 채광권은 물 건너간 건가?”

“속단하지 마.”

“저 애들 모두 홀딱 벗으라고 할까?”

“눈동자 초점이 똑바로 잡힌 여자 두 명만 남겨 놓아, 마르코.”

“옆에 앉은 마리를 그대로 둘까? 눈동자 초점을 맞추라고 할 테니까.”

“인형 스위치를 켠 것 같아서 사양하겠네.”

그때 옆에서 듣고만 있던 여자가 서동수를 보았다. 이제는 눈동자의 초점이 잡혔는데 울상이다. 여자가 말했다.

“절 남겨주세요.”

놀란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을 때 여자가 말을 이었다.

“저도 이런 연극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절 자르지 말아주세요.”

서동수가 마르코를 보았다.

“연기가 출중한 경우에는 제외시켜야지.”

“그럼 마리는 자네 파트너로 하지.”

마르코가 정색하고 말했다.

“내가 아껴 두고 있던 애야. 우리 에이전시에서 떠오르는 별이라고.”

마르코가 손을 흔들자 연극이 끝난 것처럼 제각기 표정을 고친 여자들이 방을 나갔다. 구석 쪽에 서 있던 여자 하나하고 마리만 남았다. 마르코가 구석 쪽 여자를 손짓으로 부르면서 웃었다.

“저기 베로니카가 내 파트너야. 자네 눈에 띌까 봐 구석에 숨겨 놓았어.”

베로니카는 검은 머리칼에 검은 눈동자의 미녀다. 마리가 서동수 옆으로 바짝 붙어 앉으면서 물었다.

“기분 나쁘셨어요?”

“난 아직도 인조인간하고 같이 있는 느낌이야.”

서동수가 팔을 뻗어 마리의 팔을 쥐었다. 부드럽고 따뜻한 팔이다.

“어떠냐? 마르코가 침대에서 신음 소리 내는 것도 교육시키더냐?”

“이봐, 내가 그렇게까지는…….”

당황한 마르코가 말을 잘랐을 때 마리가 대답했다.

“네, 가능하면 길게 끌라고 했습니다.”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마리의 가운을 들춰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가운 밑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 눈부신 알몸을 굽어본 서동수의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이만하면 그 어떤 실수도 용서해 줄 만하다.”

서동수가 가운을 머리 위로 뒤집어썼을 때 옆에서 마르코가 물었다.

“형제, 채광권을 받을 가능성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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