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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經總 부회장 또 쓴소리
비정규직 정책 비판뒤 ‘미운털’
반년 만에 기업 입장 대변 재개

지난 5월 정부의 비정규직 전환 정책을 비판했다가 대통령과 여권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던 김영배(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임부회장이 6개월 만에 다시 공식 석상에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쓴소리를 던졌다.

김 부회장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에서 “우리나라는 정기 상여금 등 근로자들이 지급을 보장받는 임금의 상당 부분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하지 않는 불합리한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비합리적인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개선하지 않으면 내년 적용되는 16.4% 최저임금 인상률이 전 산업에 엄청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잘못된 산입 범위 탓에 근로자에게 4000만 원 이상의 연봉을 지급하는 기업도 최저임금 위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저임 근로자의 최저생계 보장을 위한 최저임금제로 상여금 비중이 높은 대기업 고임 근로자가 더 큰 혜택을 보는 경우가 초래되고 있다”며 “최저임금제의 취지에도 맞지 않고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정기 상여금, 숙식비 등 근로자가 지급을 보장받는 임금 및 금품은 모두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부회장의 발언이 더 눈길을 끈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5월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공개적으로 정부의 일자리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정부의 비정규직 전환 정책에 대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민간 부문까지 확산할 경우 기업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발언 직후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경총을 비판했고, 여권에서도 일제히 나서 경총과 김 부회장에 대한 비난을 퍼부었다. 이후 정부는 각종 노사 관계 현안에서 국내 유일 전국 단위 사용자단체로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총을 배제해 이른바 ‘경총 패싱(passing·건너뛰기)’ 논란이 일었다.

2004년부터 경총의 상임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 부회장은 그동안 정부와 노동계 등을 향해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기도 했다. 경총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그동안 정부와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기 위해 발언을 자제했지만, 최저임금 문제가 워낙 중요한 현안인 만큼 나서게 됐다”며 “앞으로도 필요한 사안이 있으면 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