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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서울대병원 조사
소량 음주도 식도암 위험 1.5배

서양인과 달리 한국인들은 소주 1∼2잔(30g)의 가벼운 음주를 하더라도 저조한 알코올 분해 능력 때문에 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윤진·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된 20세 이상 성인 2332만3730명을 대상으로 약 5년 5개월에 걸쳐 음주량과 소화기계 암(식도암·위암·대장암) 발생 상관관계를 추적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최 교수는 “한두 잔의 음주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 때문에 많은 사람이 가벼운 음주는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런 연구는 주로 서양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잘 작동하지 않는 유전자군이 많은 한국인에게는 다른 결과를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최근 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1회 음주량에 따라 △비음주자 △가벼운 음주자(하루 알코올 30ｇ 미만 섭취) △과음자(하루 알코올 30ｇ 이상 섭취)로 나눴다. 알코올 30ｇ은 알코올 함량 20%의 소주로 치면 적게는 1∼2잔, 많게는 2∼3잔 정도다. 조사 결과, 가벼운 음주자 그룹이 비음주자 그룹보다 모든 비교 대상에서 암 발생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벼운 음주자 그룹의 식도암 발생 위험은 비음주자보다 50% 높았으며, 대장암과 위암도 같은 비교 조건에서 각각 12%, 5% 높았다.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10g(소주 1잔) 미만으로 극소량인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 경우 위험도는 식도암이 20%, 위암·대장암이 각 8%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