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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드라마·액션 공존” 평가

부산영화제서 ‘감독판’ 공개
“재평가하자”는 분위기 형성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영화 ‘군함도’(사진)가 해외 유명영화제에서 최고작품상을 받은 데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제22회 부산영화제에서 감독판이 공개되며 “재평가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군함도’는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50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경쟁 부문인 오르비타 섹션에서 최고작품상을 수상했다.

마이크 호스텐치 부집행위원장은 “최고의 서사와 드라마, 그리고 액션이 공존하는 영화”라며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류 감독의 장르 콤비네이션”이라고 평가했다.

1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는 지난 7월 개봉된 극장판보다 19분 분량이 추가된 ‘군함도:감독판’(감독판)이 공개됐다. 감독판에는 군함도에 억압된 조선인들의 탈출을 돕는 박무영(송중기)이 조선인을 군함도에 팔아넘긴 친일파 스기야마(정만식)를 처단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극장판에서 박무영이 갑작스럽게 군함도에 잠입한 것으로 묘사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던 관객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대목이다.

또한 군함도 탄광에서 혹사당하다가 죽음을 맞는 조선인 소년의 모습을 담고, 조선인들에게 황국신민서사를 강제로 읊게 하는 장면을 통해 일본 제국주의의 문제점을 짚는다. 불합리한 임금계약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하는 장면도 일부 조선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자발적으로 군함도로 왔다는 일본의 주장을 일축하는 대목이다. 이는 극장판 개봉 당시 일제의 만행보다 친일파에 초점을 맞춰 ‘조선인 vs. 나쁜 조선인’ 구도를 강조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던 ‘군함도’의 오해를 해소케 한다.

‘군함도’는 잘못된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행보와 맞물려 전세계의 관심을 받으며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113개국에 수출됐다. 영화에 대한 평가가 섬세한 프랑스의 배급사 메트로폴리탄은 “강렬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는 물론 액션신이 적재적소에 배치돼 흡입력을 갖췄다”며 “프랑스 관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한국 내 논란과 해외의 반응이 다소 엇갈리는 셈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감독판은 관객이 제기했던 문제에 대해 류승완 감독이 답을 한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영화 러닝타임이 다소 길어지더라도 극장판 개봉 때 보다 친절하게 편집했으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