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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수첩에 현직대법관 이름… 靑, CJ사건 청탁 정황”

손기은 기자 | 2017-10-12 12:10

박주민 의원, 법사위서 주장
大法“직접 조사해 결정할 것”


지난해 초 작성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 수첩에서 청와대가 이재현 CJ 회장에 대한 형사 재판을 심리 중인 대법원 쪽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 한 정황이 담긴 메모가 12일 확인됐다. 대법원은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 전 수석 메모를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가 이 회장 재판 진행 과정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고, 청와대가 대법원을 통해 그의 형집행정지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지난해 2∼3월 ‘권순일 대법원에 message(메시지)’라고 메모돼 있다. 이에 앞서 1∼2월쯤에도 ‘CJ 이재현 회장 권순일 대법관 파기환송 재상고’라는 메모가 있다. 안 전 수석은 이와 함께 ‘대법원-대검-중앙지검’ ‘출두연기요청’ ‘형집행정지신청’ ‘집행정지 심의위원 중앙지검 차장’ ‘권순일 대법원 행정처장’ 등의 메모도 했다.

박 의원은 “특히 ‘권순일 대법원에 message’ 부분은 이 회장 재판과 관련해 권 대법관에게 또는 권 대법관을 통해 대법원 쪽에 메시지를 보내라는 지시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이 작성된 시점은 지난해 3월 18일 대법원이 이 회장의 구속집행정지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하기 직전이었다. 이후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재상고를 취하하고 형집행정지를 받은 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가 됐다. 이 회장 사건의 주심을 맡은 권 대법관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 등 요직을 거쳐 대법관에 오른 인물로, 안 전 수석의 수첩에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감에서 박 의원은 이 같은 정황을 바탕으로 대법원에 대해 전면 조사를 요구했고, 김소영 법원행정처장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모른다”면서도 “저희가 조사를 해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조만간 박 의원실로부터 ‘안종범 수첩’ 사본 등을 넘겨받아 사실관계를 검토한 후, 필요할 경우 권 대법관 등 관련자에 대한 직접조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대법원은 “해당 사건의 주심인 권순일 대법관은 안 전 수석을 전혀 알지 못하며, 해당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연락이나 메시지도 전달받은 바 없음을 명확히 표명했다”며 “자극적인 의혹 제기로 사법신뢰가 저하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을지 염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여야 의원들은 ‘사법부 블랙리스트’ 재조사를 두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블랙리스트 파일이 있다는 의혹이 있는) 컴퓨터를 열어보지도 않은 채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혀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대한 국회의 현장조사를 다른 당에 제안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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