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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사사건건 간섭땐 ‘책임장관’ 실종 될수도

김병채 기자 | 2017-10-12 12:00

- 매머드급 정책기획위 발족

文 국정과제 설계 인물 포진
정책주도 ‘막강기구’ 가능성

靑 “추진 시기 놓치지 않게
정부 도와주는 역할 할 것”


청와대가 국정 전반을 다루는 정책기획위원회를 100명 규모로 출범시키기로 하면서 정책기획위가 국가정책의 주도권을 쥐는 막강한 기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등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공약과 국정과제를 설계한 인사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강 파워의 정책기획위원회 등장에 ‘노무현 정부 데자뷔’라는 평가가 이미 나오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가 책임총리제·책임장관제를 표방했지만 중앙 정부부처와의 의견 대립과 충돌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여러 상전을 모시게 된 관료사회에서 줄 세우기 같은 부작용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국정과제 전반을 점검하면서 정책기획위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정부 부처에만 맡겨 놓을 경우 국정과제의 추진 시기를 놓치고 정무적 판단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며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이 조언하면서 정부 부처를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처와 역할 분담이 잘 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면서 “청와대는 정책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되고, 각 부처는 그것을 집행하고, 정책기획위는 그 사이에서 내용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은 주요 현안을 놓고 부딪쳤다. 이정우 전 위원장과 김병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의 관계도 온전치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 역할 강화, 세법 문제, 부동산 개발 등과 관련한 정책 주도권을 두고 충돌이 생기기 일쑤였다. 이 전 위원장이 당시 노무현 정부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혔던 것처럼 이번 정 위원장 역시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성향 학자로 막강 실세가 될 것이란 평가도 있다. 이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청와대와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경제 ‘상전’들을 겨냥해 “시어머니가 너무 많다”고 하소연한 상황에서 정책기획위가 무소불위의 기관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청와대가 주도하는 위원회가 커질수록 내각의 고유 기능이 축소되고 장관의 역할이 급속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위원회가 주축이 되면 나중에 책임을 지지 않는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한 전직 고위 관료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같은 조직이 5년 내내 있는 것”이라며 “정부 부처 군기를 잡는 등의 행태를 보이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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