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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뇨 카테터, 병원밖서 사면 8만원 입원하면 81만원

윤명진 기자 | 2017-10-12 11:31

- 척수환자用 ‘자가 도뇨 카테터’ 석달치 분량

非입원 환자만 요양비 지원
입원하면 지원 대상서 제외
비용 부담에 재활용품 사용도
공단 “규정상 중복지급 못해”


지난 7월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 전모(24) 씨는 척수를 다쳐 방광에 찬 소변을 3∼4시간마다 인위적으로 비워줘야 한다. 스스로 소변을 비울 수 없을 때는 일회용 자가 도뇨 카테터(사진)를 쓰는 것이 가장 위생적이고 안전하다. 그러나 전 씨는 값이 비싸 일회용 카테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척수 손상 등으로 배뇨조절이 불가능한 신경인성방광(神經困性膀胱) 환자는 3달 치 분량의 일회용 카테터 540개를 병원에 입원하지 않으면 최소 8만1000원의 비용으로 살 수 있는 반면, 입원 시 81만 원을 내야 한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일회용 카테터가 요양비 지원 항목으로 분류돼 있어 비입원 환자들만 지원받을 수 있고, 입원하게 되면 보험급여와 중복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법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다른 법령 등에 따라 보험급여를 지원받으면 그 비용만큼 요양비 지원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돼 있다. 결국 입원 전보다 10배나 많은 돈을 내고 일회용 카테터를 살 수 없었던 전 씨는 저렴한 재활용 카테터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재활용 카테터는 개당 3만5000원으로, 환자들이 보통 소독을 하면서 수개월씩 재사용한다.

문제는 교통사고나 낙상 등 후천적으로 척수를 다친 경우 치료와 재활을 위해 장기간 입원하는 경우가 많기에 재활용 카테터를 오랫동안 사용하다가 요로감염 등에 걸릴 위험성이 커지게 된다는 점이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에서 발간하는 ‘2015 척수장애인 욕구 및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후천적 척수장애인들의 평균 입원 기간은 무려 29.98개월로 조사됐다. 실제로 전 씨는 재활용 카테터를 쓰면서 지난 8월 요로감염에 걸려 고생했다. 전 씨는 “재활용 카테터는 아무리 열심히 소독해도 요로감염 위험이 일회용 카테터보다 높다는데 또 감염될까 무섭다”고 말했다.

이찬우 척수장애인협회 사무총장은 “자가 도뇨는 병원에서 이뤄지는 치료나 처치 행위에 포함되지 않는 일상적인 소변 배출행위이므로 이에 해당하는 보험급여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건보공단이 법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해 지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영삼 강북삼성병원 비뇨기과 교수도 “병원도 요로감염을 막기 위해 일회용 카테터 사용을 권장한다”고 지적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입원 환자들에게 요양비 지원을 확대할 경우 중복 지급의 우려가 있다”며 “한정된 예산으로 지원 항목을 늘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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