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74%가 음주운전 ‘최고’
징계 강화에도 문제 되풀이
안팎서 ‘기강해이 심각’ 지적

올해 상반기에만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사례가 40건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경찰이 저지른 비위 10건 중 7건은 음주운전이었다.

25일 문화일보가 입수한 경찰청 ‘경찰관 주요 의무위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경우가 43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7.17건씩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고 있는 것. 또 올 상반기 주요 개인·직무 비위 적발 58건 가운데 음주운전이 74.1%를 차지했다. 그 외 성범죄(5건), 피의자 관리 소홀(3건), 도박(2건), 금품 수수·향응(2건), 정보유출과 독직폭행(1건), 폭력(1건) 순이었다.

특히 경찰이 내부 직원들의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교육·징계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적발 건수를 보면 실태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실제 경찰관 음주운전 적발은 2014년 73건, 2015년 65건, 지난해 71건 등 꾸준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음주운전을 단속해야 할 현직 경찰관이 이처럼 되레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되거나 사고를 일으키는 상황이 빈번한 데 대해 경찰 안팎에서 비판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경찰공무원 징계 규정에 따라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등 6가지로 나뉜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인적·물적 피해가 있는 교통사고를 내면 해임이나 강등 처분을 받고, 해임되면 경찰공무원 임용자격이 박탈된다. 또 운전면허 취소처분에 해당하는 음주운전으로 2차례 적발될 경우 파면되거나 해임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현재 경찰청장(이철성)이 과거 음주운전을 하다가 걸리고 경찰 신분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때부터 앞으로 직원들 기강이 잡히겠느냐는 안팎의 지적이 꾸준히 있었다”며 “매년 반복되는 경찰관의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한 번의 음주운전으로도 경찰 제복을 벗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도록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