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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정호석 씨 유족 순천향대에

40대 초반의 한창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의사의 유족들이 고인의 모교에 2차례에 걸쳐 억대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학교는 고인을 기리는 의미에서 생활관 공용공간에 고인의 이름을 붙였다.

순천향대는 고 정호석 의과대 동문의 유가족이 지난 7일 서교일 총장을 찾아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1억 원을 대학에 기부한 데 이어 최근 3000만 원을 추가 기부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대학 의대 95학번인 정 동문은 인천에서 개업의로 활동하던 중 지난 4월 갑작스러운 폐렴 증세로 41세의 나이에 숨졌다.

아들의 유지를 받들어 유족들과 서 총장을 찾은 부친 정창재(77·사진 오른쪽 두 번째) 씨는 “아들은 학창시절 친구들이 등록금 때문에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면 항상 안타까워했던 심성의 소유자”라며 “그런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가족들과 뜻을 모아 장학금 기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기부로 학생들이 도움을 받는다면 새로운 자식을 얻는 기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의대 동기인 신동성 순천향대 의대 교수는 “정호석 선생은 항상 동기들에게 웃으며 즐거움을 전파했고, 공부로 힘들던 학창시절에도 미담이 많았던 친구”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순천향대는 대학 차원에서 기부자에 대한 예우와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대학 생활관 1관 112호실을 ‘정호석 음악실’로 명명했다. 대학 측의 예우에 감명받은 유족들은 추가로 3000만 원의 장학금을 다시 기부했다. 서 총장은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고인의 유지를 꼭 받들겠다”고 말했다.

아산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