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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성 前 세종연구소장 한미안보연구회 이사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9.3)과 사거리 3700여㎞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시험 성공(9.15) 이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정서가 급변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외교적 노력 실패 땐 군사행동뿐”(9.17),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의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 엄포 아니다”(9.17) 등 미국의 군사행동 진입을 예고하는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3일 전략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내 노스다코타의 마이노트 공군기지를 방문해 “핵의 3대 핵심전력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없이 핵 억제 문제를 풀 수가 없다”고 주장하더니, 지난 18일에는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대북 군사 옵션 방안이 존재한다. 상세한 말은 하지 않겠다”는 구체적인 군사 옵션 선택 의지를 기자들에게 천명했다. 이 주장에는 대한민국 생존 차원에서 매우 중차대한 의미가 담겨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다음과 같은 확고한 조치들을 순발력 있게 결행해야 한다.

첫째, 트럼프 미 행정부의 현재 정서는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절체절명의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잔혹한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 위협 앞에 더는 우리의 생존을 무책임하게 방치해선 안 된다. “북핵(北核) 문제는 대화를 통한 해결이 최선”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겠다” “북핵 동결과 한·미 훈련 축소” 등 문재인 정부의 정서는 실제 북한의 비핵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한·미 결속을 저해하고 대한민국 생존을 담보하지 못하는 공허한 정서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18일 송영무 국방장관의 ‘현실을 외면한 무책임한 안보 관련 정서들에 대한 개탄’을 위정자들은 질책만 할 게 아니라, 위국 충정 차원에서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국제정치는 어디까지나 강대국 정치요, 힘이 주도하는 무대라는 생생한 진리를 깨닫고 우리의 생존을 위한 한·미 결속에 올인해야 한다.

둘째, 우리 정부는 대북 군사적 옵션 방안을 동맹국 미국과 허심탄회하게 공조·논의하면서 진정한 동맹국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신뢰를 쌓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전 세계 온갖 종류의 갈등·분쟁·전쟁의 경험을 가지고 있고, 수많은 지혜로운 전쟁 교리와 막강한 안보 역량을 갖춘 동맹국인 미국은 대한민국의 엄청난 안보전략자산이다. 북한의 실효성 있는 비핵화를 위해 미국이 그동안 온갖 모의시험과 논의를 통해 내린 결론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이다.

셋째,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대북 군사 옵션 존재’ 주장은 대한민국 생존 차원에서 크게 감사해야 할 내용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각종 방안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북한이 되받아치는 보복 역량에 의한 한국의 피해 문제다. 성격상 과묵하고 신중한 매티스 장관의 이 발언은 그저 외교적인 수사나 대북 심리전 차원에서만 한 건 분명 아니다. 우리 국방부는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미 국방부의 군사적 옵션에 적극 공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정부와 정치인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미국의 군사 옵션 카드를 정치화 또는 이념화해서 엇박자를 내선 안 된다. 지구촌에서 가장 잔혹한 독재병영집단인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앞에서는 여·야, 보수·진보, 친북·반북, 친미·반미 차원의 모든 갈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강조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