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대화복구 노력에도
민노총·한노총은 외면 계속
‘사회적 대타협’ 시작도 못해

노동계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이를 다룰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노동계 불참으로 ‘개점휴업’ 상태다. 노동계 출신인 문성현 위원장이 각계를 돌아다니며 대화를 요청하고 있지만,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여전히 움직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출범은 했지만, 노사정위 본연의 역할과 활동은 시작도 못 하고 있다.

노동계의 외면에 고민이 깊어가는 문 위원장은 ‘나 홀로 행보’를 이어가며 고군분투 중이다. 문 위원장은 14일에도 청년 일자리 문제를 주제로 한 청년간담회에 참석했다. 취임 후 노동계와 재계 등 노사 각계를 돌아다니면서 중단된 노사정 테이블을 복구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문제, 최저임금, 일자리 확대 등 노동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노사정위 중심의 대화 채널 복구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3일에는 중소기업연구원 소상공인연합회를 방문해 소상공인도 일자리 이슈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노사 양측의 대화 참여를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12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지금이 노사 간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바탕으로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절호의 기회”라며 대화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문 위원장은 또 한국비정규노동센터도 방문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4일에는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노총을 찾아 노사정위 복귀를 요청하기도 했다.

양대 노총 등 노동계는 여전히 이렇다 할 응답이 없다. 지난 1998년 대통령자문기구로 출발한 노사정위는 1999년 2월 민주노총이 정리해고와 파견제 허용을 반대하며 탈퇴한 데 이어, 지난해 1월 한국노총도 비정규직 법안 발의에 반발해 불참을 선언했다. 노동계 원로로 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낸 문 위원장이 노사정 위원장으로 위촉된 것도 이들 양대 노총과의 대화채널 복원을 위한 카드 성격이 있었지만,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노사정위 구성 자체가 안 되다 보니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본연의 역할 수행도 요원한 상태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노동계가 다시 노사정위에 참여해 관련 의제를 합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