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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 무서워 미국 갈래” 도피계획 짜는 美시민권자

김현아 기자 | 2017-09-14 11:20

한국 거주 일부 한인들 고민
정작 美대사관은 “안심하라”
“노블레스 오블리주 의식 부재”


“북핵 위협 속에 굳이 우리가 한국에 남아 위험을 감수할 필요 있나요. 다시 미국 가면 되죠.”

‘북핵 공포’ 확산 속에 미국 시민권을 보유한 일부 한국인들이 미국으로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사는 미국 시민권자 A(여·27) 씨는 최근 한국에서 다니던 명문대 대학원을 휴학하고 미국에 돌아갈지 고민 중이다. A 씨는 14일 “한국 문화를 배우고 싶어서 대학원에 오긴 했는데, 목숨을 위협받는 느낌이라 무섭다”며 “일단 미국에 가서 상황이 잠잠해지면 오거나, 아니면 아예 미국에서 석사과정을 다시 밟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재직 중인 미국 시민권자 B(32) 씨는 미국에 새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이다. B 씨는 “부모님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셔서 가족과 함께 살고 싶어 들어왔는데, 다시 미국으로 직장을 옮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미국 시민권자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넘쳐났다. 한 네티즌은 지난 6일 “(나는) 15만 미국 시민권자 중 한 명”이라고 밝힌 뒤 “지금이 20세기도 아니고 전쟁에 뛰어들 수는 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국내 거주 미국 시민권자·영주권자 20여 명으로 구성된 모임을 운영 중인 C(30) 씨는 “회원 대다수가 강남 지역에 거주하는 등 사회·경제적 지위가 어느 정도 있는데, 상당수가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주한 미국대사관은 한국에 들어와 있는 자국민들에게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상태다. 미 대사관은 지난 6일 국무부의 ‘스마트 여행자 등록 프로그램(STEP)’에 등록된 주한 미국 시민권자를 대상으로 “대사관은 평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메일을 보냈다. 메일은 “한국 내 안보 상황에 대해 미디어의 관심과 미국 시민들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지만, 대사관은 정상적으로 평시 업무를 보는 중”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대사관 관계자는 “직원들의 근무나 활동에 변화가 없으며, 한국 내 미국 시민들에 대해 평소 제공되는 안내사항도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에 ‘노블레스 오블리주’ 의식이 부족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고강섭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 지도층이 공동체 시민의식보다는 내 가족과 나의 안위만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 권력을 누리는 데는 능하지만, 그에 따르는 사회적 책무를 가볍게 여기는 사회지도층의 잘못된 단면”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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