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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급등·통상임금 확대… 고용은커녕 기업生死 오갈 판”

이관범 기자 | 2017-09-13 11:46

재계, 의욕잃고 무력감 토로
“5년만 버티자 분위기 팽배”


“이런 분위기라면 아예 기업을 팔고 나가서 살고 싶다.”

“다들 목표 의식을 잃고 이번 정부 5년 동안 생존을 위해 버티자는 분위기가 강한 것 같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각종 반(反)기업 정책이 쏟아져 나온 가운데 고용을 책임져야 할 기업가들이 이처럼 의욕을 잃고 무력감을 토로하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A 제조 대기업 관계자는 13일 전화통화에서 “새 정부가 한풀이하듯 기업을 뒤집어 놓는 정책을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놓고 있어 뭘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많은 기업이 목표와 비전을 상실한 것 같아 아쉽다”고 심정을 전했다.

‘고용 의욕’을 불태울 상황이 전혀 아니라는 얘기다. B 유통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 관계자는 “투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복합쇼핑몰 등 새로운 유통 채널을 개척해야 하는데, 정부가 골목상권과 자영업자 보호라는 정치적 구호에 영합해 유통 선진화에 역행하는 정책만 남발하고 있어 일자리를 늘리고 싶어도 늘릴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에너지 중소기업 C사 관계자는 “큰 회사는 모르겠지만, 우리처럼 규모가 작은 업체는 정부 정책에 따라 생사를 오갈 수밖에 없다”면서 “(탈원전 정책 여파로) 이 분야와 관련된 중소기업들은 인력 채용은 엄두도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인력을 크게 감축하고 사업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하는 다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새 정부가 기업이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다는 것을 마치 시늉만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주회사인 D사 관계자는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황 전반이 어렵기도 하지만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제 강화, 통상임금 확대, 법인세 증액,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탈원전에 따른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등 제반 정책의 여파로 제조업의 어려움이 크게 가중되고 있는 것이 준엄한 현실”이라면서 “현장에서 죽는시늉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새 정부가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기업들이 무력감을 느끼고 걱정하는 것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가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며 “새 정부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확신을 시켜줘야 기업가들이 믿고 다시 미래를 위한 도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관범·박준우·권도경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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