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로고


통합 검색 입력
전체
영화
가요
방송·연예

“소설 해체후 재구성…매력 살리면서 새로운 영화로 만들어”

김구철 기자 | 2017-09-05 10:02

원신연 감독 원신연 감독


■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원신연 감독 인터뷰

고2 때 여배우 대역으로 스턴트하며 영화계 발 들여
“김영하 원작 줄기 살리면서 주변 인물 새롭게 창조
기억의 세계가 무너지는 극한의 공포를 영화에 투영
내 과거 모습 통해 미래로 갈 수 있는 동력 얻는다”


“고2 때부터 여배우 대역으로 스턴트를 해 카메라를 사고, 다리에서 뛰어내리고는 조명을 사며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어요.”

지난 2005년 장편 데뷔작 ‘가발’을 시작으로 ‘구타유발자’(2006년), ‘세븐데이즈’(2007년), ‘용의자’(2013년) 등을 연출하며 범죄 스릴러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원신연 감독은 스턴트 배우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그가 단역, 조연, 무술감독을 거쳐 감독으로 자리 잡은 건 그저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원 감독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문화일보와 만나 “중1 때부터 2년간 기계체조 선수 생활을 했다. 운동신경이 뛰어나 영화, 드라마 현장에서 스턴트 연기를 꽤 잘했지만 내가 쓴 글을 영상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났다”며 “어릴 적부터 일기 쓰는 걸 좋아했고, 지금도 쓰고 있다. 야간 고등학교 졸업 후 군에 다녀와 단편 16편을 만들었고, ‘구타유발자’ 시나리오가 영화진흥위원회 공모에 당선되며 영화 경쟁 세계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원 감독의 신작 ‘살인자의 기억법’이 6일 개봉한다. 소설가 김영하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설경구와 김남길, 설현 등이 주연을 맡아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연쇄살인마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17년 전 마지막 살인을 저지른 병수(설경구)는 우연히 마주친 경찰 태주(김남길)가 최근 일어나는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을 직감한다. 병수는 태주에게서 딸(설현)을 지켜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병수의 1인칭 시점으로 펼쳐지는 원작을 영화로 만들다 보니 캐릭터의 성격이 조금 바뀌었고, 결말도 차이가 크다.

“소설의 재미보다 주제가 눈에 띄었어요. 소설을 통해 기억의 세계가 무너지는 극한의 공포를 체험했고, 그 느낌을 영화에 투영해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소설의 매력을 반영하면서도 다른 살을 붙여 새로운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도전 의지가 격하게 일어났죠.”

원 감독은 일단 소설의 내용을 해체한 후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소개했다.

“병수가 1인칭 화자로 풀어가는 원작의 줄기를 살리면 주변 인물을 새롭게 창조하더라도 소설의 매력이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고 확신했어요. 해체 과정에서 꼭 살아남아야 할 인물과 이야기가 발견됐고, 거기에 살을 붙였어요. 소설 속 인물들을 매력 있게 본 독자들이 새로 만들어진 캐릭터에도 마음이 갈 수 있도록 했죠.”


흥행의 쓴맛도 봤고, 최근 작품에서는 흥행 성공의 경험도 한 그는 “내 철학은 무조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흥행에 욕심을 내다보면 올곧은 작품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해요. 손익분기점을 책임진 후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려고 해요. 흥행하는 영화가 의미 있는 세상이지만 의미 있는 영화도 흥행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투자자들은 제 생각에 반감이 일 수도 있겠죠(웃음).”

원 감독에게 “힘들게 헤쳐온 지난 날을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냐”는 말을 건네자 한참을 생각하더니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과거의 기억을 잃으면 나태해지고 게을러지죠. 거울을 보면 무서워요. 고통스러웠던 시간이 응축된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거든요. 그 모습을 보면서 현재에 머물지 않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어요. 제 갈증은 단순해요. 작품을 끊임 없이 만들고 싶은 거예요. 이번 작품이 흥행하면서도 좋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바로 다음 작품에 들어갈 수 있겠죠.”

글·사진=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많이 본 기사 Top5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카카오톡

핫클릭 ✓

인터넷 유머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