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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동진, 오늘 새벽 자택 욕실서 쓰러져 70세로 별세

‘포크계의 대부’라 불리던 가수 조동진이 28일 별세했다. 70세.

조동진의 가족에 따르면 최근 방광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던 조동진은 이날 오전 3시 43분 자택 욕실에서 쓰러진 채 아들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구급차 안에서 숨을 거뒀다. 조동진의 여동생인 가수 조동희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암 투병 중이었는데 심장도 안 좋아서 쓰러진 것 같다”며 “갑작스러운 일이라 경황이 없다”고 말했다.

조동진은 오는 9월 16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꿈의 작업 2017-우리 같이 있을 동안에’ 공연을 통해 13년 만에 무대에 오를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건강 관리 차원에서 이날 병원에 입원 후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비보를 전하게 됐다.

조동진이 세상을 떠나면서 ‘꿈의 작업 2017-우리 같이 있을 동안에’ 공연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조동희는 “지금으로서는 공연을 열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추후 공연 관계자들과 회의 후 공식 입장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이 공연에는 조동진·동희 남매 외에도 장필순, 이병우, 더 버드, 이규호 등 조동진과 절친한 뮤지션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었다.

이미 전 석 매진됐기 때문에 조동진의 빈자리를 남겨 둔 채 추모 형태 공연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조동희는 “추모 공연을 논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조동진은 1966년 미8군 밴드의 멤버로 음악을 시작한 후 록그룹 쉐그린과 동방의빛에서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로 활동했다. 1979년 1집 ‘조동진’을 발표하며 서정성 짙은 포크 음악을 전면에 내세운 조동진은 수록곡 ‘행복한 사람’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앨범은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포크 음악의 또 다른 축이었던 한대수, 김민기 등이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음악에 집중했다면, 조동진은 따뜻한 감성과 부드러운 가사로 또 다른 형태의 포크 음악을 추구했다.

조동진은 1996년 5집 ‘조동진 5’까지 발표한 후 제주도에서 머물며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 2001년 ‘하나 옴니버스’ 앨범에 한 곡을 수록했고, 하나음악 출신들이 다시 모인 레이블 푸른곰팡이가 2015년 발표한 옴니버스 앨범 ‘강의 노래’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20년 만에 새 앨범 ‘나무가 되어’를 발표했다.

유족으로는 2남(조범구·승구)이 있으며 발인은 30일. 빈소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병원 장례식장 9호실, 장지는 벽제 승화원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