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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국가 중 자금 유출 ‘최상위’
최근 4주간 16억여달러 순매도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우려
경제성장률 1%대 하락 예상도

최근 한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외국인 자금 규모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최상위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선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과거와 다르게 전개되는 만큼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파가 이전보다 크고,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14일 한국거래소가 올해 초부터 8월 첫째 주까지 아시아 증시의 외국인 자금 동향을 분석한 결과 7월 이후 이달 4일까지 한국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5억4800만 달러(약 6230억 원)로 인도네시아(8억21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기간만 떼어놓고 보면 한국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 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가장 컸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최근 4주간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16억9000만 달러로서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결국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한 단순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한국 증시를 떠난다기 보다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장기화 가능성에 위기감을 느끼고 전략적 투매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도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는 상승 반전하고 있지만 외국인은 517억 원 순매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날 KB증권은 ‘지정학적 리스크 재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의 경제심리지수(ESI)가 2010년 천안함 피격이나 연평도 포격 사태 때처럼 약 1% 하락해, 한 분기 동안 지속된다면 올해 성장률은 0.05%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만일 이번에도 (유럽재정위기 당시처럼)ESI가 10% 악화돼 4개 분기 동안 지속되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각각 1.7∼1.8% 수준으로 애초 (자사) 전망치보다 1.11%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KB증권은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는 예년과 달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과거와 달라진 상황으로는 리스크가 누적된 점, 갈등의 초점이 미국-북한이라는 점 등을 들었다.

한편, 미국 블룸버그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주요 20개국은 대부분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신용부도스와프(CDS) 가격이 하락했지만 한국만 유일하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