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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를 낳아도” 김시덕 “한때 ‘꼽추’ 될까 걱정…”

안진용 기자 | 2017-08-11 11:54

‘강직성 척추염’ 으로 방송 중단 7년… 개그맨 김시덕

“내 아를 낳아도”를 외치던 개그맨 김시덕(36·사진 오른쪽)은 어느덧 8세 된 사내아이의 아빠다. 이 유행어는 생생한데 요즘 TV 속에서 그의 모습은 보기 어렵다. 내 아(이)를 갖게 될 무렵인 2009년 그는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강직성 척추염으로 활동을 접고 긴 공백기를 가졌다. 2013년 ‘친정’이라 할 수 있는 KBS 2TV ‘개그 콘서트’(개콘) 700회에 특별 출연했지만 이후 활동은 뜸했다.

“허리 디스크를 소재로 다룬 KBS 2TV ‘비타민’에 게스트로 참여했는데 녹화를 마친 후 의사 선생님이 따로 불러서 ‘검사 한번 해보자’고 하셨죠. 문제가 발견됐지만 ‘설마’ 하는 마음으로 별다른 치료 없이 진통제만 먹고 1년 반을 버텼어요. 결국 무대 위에 똑바로 서서 웃을 수도 없는 지경이 돼 입원했죠. 자칫 잘못하면 꼽추(척추 장애인을 뜻하는 비속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내 아를 낳아도’라는 사투리에서 알 수 있듯, 울산에서 자란 경상도 남자인 김시덕은 “아프다”는 말없이 2010년 방송을 중단했다. 당시 2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개콘’은 한 번 빠지면 다시 들어가기 힘든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김시덕은 핑계를 대지 않았다.

“제가 아프다는 걸 남들이 아는 게 싫었어요. 출연 섭외가 많을 때였는데 다 거절했죠. 별다른 이유는 밝히지 않고 거절하다 보니 ‘변했다’는 소문이 나고 오해를 받았어요. 그래도 개의치 않고 치료에 전념했죠. 천골과 장골이 굳은 상태지만 더 진행되지는 않고 있어요.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어서 주기적으로 염증 수치만 재고 있죠.”

초심을 다진 김시덕은 다시 소극장 무대로 돌아갔다.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갈갈이홀에서 개그맨 박준형 등과 여전히 개그를 전파하며 지망생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주고 있다. 어느덧 이 소극장도 14년이라는 나이를 먹었다. 공연장을 숙소 삼는 배고픈 개그 지망생들에게 더운밥을 먹이는 것도 그들의 일이다.

“30명 정도가 일하고 있는데 이 무대에 오르는 90% 정도는 지망생이에요. 한때 장당 2만5000원 하던 티켓을 이제는 5000~8000원에 팔아도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요. 운영난 때문에 조만간 이사를 가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개그맨이 되고 싶다는 열의에 찬 후배를 보며 힘을 얻었는데, 이제는 ‘다른 일 찾을게요’라며 떠나는 후배들을 잡을 수도 없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김시덕은 우등생이었다. 2001년 KBS 공채 개그맨 시험에 단박에 붙었고, 곧바로 ‘청년백서’ ‘생활 사투리’ ‘마빡이’ 등이 히트하며 인기 개그맨이 됐다. 무명 기간이 거의 없었던 그는 “요즘이 무명”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최근 ‘개콘’이 위기에 빠지며 왕년의 스타들이 다시금 모이고 있다. 언제쯤 김시덕의 모습도 ‘개콘’에서 볼 수 있을까?

“(웃으며) 불러주면 가는데 안 불러주니 못 갔죠. 너무 어릴 때 데뷔해 인기를 얻은 것이 제 인생의 복이자 독이었어요. 시간이 흘러 지금에 이르러서 제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고 행복했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강직성 척추염을 앓은 후에는 이렇게 허리를 곧게 펴고 살 수 있는 것에도 감사하고 있어요. 제가 느꼈던 이 희망을 개그 무대를 통해 많은 이에게 전파하고 싶습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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