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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청년경찰’(감독 김주환)이 패기 있는 첫발을 내디뎠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9일 개봉한 ‘청년경찰’은 30만8284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 34만4940명을 모았다. 한 주 먼저 개봉된 ‘택시운전사’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로 오르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예매율 역시 2위에 랭크돼 개봉 첫 주말 관객몰이에 ‘청신호’가 켜졌다.

‘청년경찰’은 앞서 선보인 여름 영화들과 결이 다르다. 박서준, 강하늘이라는 두 배우의 젊음과 샘솟는 에너지를 결합할 버디물이다. 무엇보다 신예 김주환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코미디 영화가 주춤하고 있는 충무로에서 오랜만에 ‘볼 만한 코미디 영화가 나왔다’는 입소문이 돌만큼 꽤 세련된 문법의 코미디를 선보인다. 두 배우를 엮어 시너지 효과를 끌어내는 매무새 역시 단단하다. 이 때문에 언론시사회가 끝난 후 ‘청년경찰’이 올여름 극장가의 복병이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이런 평가는 개봉 후 증명되는 모양새다. 신예 감독에 아직 티켓 파워가 검증되지 않은 두 배우가 모인 터라 기대감이 높진 않았지만, 개봉 후에는 관람객 평점(네이버 기준)이 9.15점에 이른다. 네티즌 평점 역시 8.82점으로 상당히 높다. 2014년 ‘명량’과 ‘군도’라는 대작의 틈바구니에서 뒤늦게 개봉된 코믹 사극 ‘해적’이 866만 관객을 동원했던 모습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시 ‘해적’을 투자 배급했던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청년경찰’의 투자배급사라 묘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청년경찰’은 웃음이 고픈 관객들의 취향에 꼭 들어맞는다. 두 남자가 벌이는 B급 정서 개그는 부담 없이 다가온다. 경찰이 아닌 경찰 준비생들이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은 어설프지만 통쾌하다. 무더운 여름, 팝콘 한 통을 들고 영화관에 들어간다면 2시간 후 가벼운 마음과 환한 얼굴, 텅 빈 팝콘 통을 들고나오기 딱 좋은 영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