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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5) 57장 갑남을녀 - 8

기사입력 | 2017-07-27 10:38

중동,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김동일은 도착 즉시 연방대통령 서동수를 방문했다. 연방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라시아연방 가입 예정국을 순방한 것이어서 보고를 해야만 한다.

“아시아 대륙의 대부분 국가는 유라시아연방에 가입할 것입니다.”

김동일이 생기 띤 얼굴로 서동수에게 말했다. 이곳은 평양의 연방대통령 집무실 안. 소파에는 남한 총리 조수만과 연방의 고위직까지 10여 명이 둘러앉아 있다. 김동일이 말을 이었다.

“이제 회원국 숫자가 별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대륙 전체가 호응하는 분위기여서요.”

그렇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은 물론이고 인도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한 상황이다. 대륙 전체가 한 덩어리가 되어서 경제성장, 빈부격차 해소, 인종의 균등발전을 목표로 하는 ‘유라시아연방’ 체제에 호응하고 있는 것이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김동일이 빙그레 웃었다.

“저는 이번 순방 중에 국민의 ‘꿈’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이젠 조그만 국가의 울타리 안에 갇혀 폐쇄적인 정치, 경제정책으로 국민을 속박할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다. 김동일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몇 년 전만 해도 꿈도 꾸지 못한 일이다. 감개무량한 것은 조수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조수만이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통일된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런 숙원을 다 이루게 되었군요.”

서동수는 소리 죽여 긴 숨을 뱉었다. 그렇다. 꿈이었다. 남북한의 통일과 화합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인 것 같더니 어느덧 이렇게 되었다.

그날 저녁, 김동일의 순방기념 만찬석상에서 김동일이 서동수에게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

“대통령님, 제가 순방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대통령님을 연방대통령으로 지지한다는 구두 약속을 받았습니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김동일이 환하게 웃었다.

“가입국 수반의 투표로 결정된다면 각하께선 유라시아연방의 대통령이 되실 것 같습니다.”

그때 서동수가 머리를 저었다.

“흘러가는 대로 놔둡시다.”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말을 이었다.

“나는 곧 다시 기업가로 돌아갈 생각이오. 유라시아연방이 탄생한 것만으로 만족합니다.”

머리를 돌린 서동수가 원탁 끝 쪽에 앉아 있는 유라시아그룹 회장 김광도를 손짓으로 불렀다. 놀란 김광도가 자리에서 일어나 서동수의 옆으로 다가와 섰다. 이곳은 유라시아클럽 소유의 연회장이다. 서동수가 김광도에게 물었다.

“김 회장, 유라시아 그룹의 고용인원이 얼마나 되나?”

“22만 명이 조금 넘습니다.”

김광도가 바로 대답했다.

“중국에 투자가 늘어나고 있으니 중국계 고용인원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김동일을 보았다.

“이렇게 사업도 국제화되는 겁니다. 나는 이것도 보람이오.”

“저도 사업을 할 겁니다.”

김동일이 나섰을 때 서동수가 김광도에게 말했다.

“자, 유라시아클럽의 진가를 한번 보여주게. 내가 오늘은 잡놈 소리를 또 한 번 듣더라도 유흥을 즐겨야겠어.”

서동수가 가끔 절제하지 못한 생활을 한다는 비판은 바로 이런 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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