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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추정… 유서 발견 안돼
경영난에 임금 지급도 못해
법원에 회생절차 신청서 제출
회사 직원에 “힘들다” 문자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와 ‘카페베네’ ‘망고식스’ 등을 창업한 강훈(49·사진) KH컴퍼니 대표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강 대표가 전날 오후 5시 46분쯤 서초구 반포동 자택 화장실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회사 직원 A 씨가 발견해 신고했다. A 씨는 강 대표와 연락이 닿지 않자 집을 직접 찾아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 씨는 “지난 23일 강 대표가 ‘힘들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하루 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걱정이 돼 직접 집을 찾아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니 이미 강 대표가 숨져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강 대표가 특별한 외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 사망 하루 전 지인에게 ‘나 없이도 잘 살았으면 한다’고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날 경찰 관계자는 “현장 검안 당시 별도의 타살혐의점은 없었지만, 정확한 사인을 알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망고식스가 최근 경영이 어렵다는 말이 많았지만 강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며 “강 대표가 평소 자존심이 강했던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운영하는 KH컴퍼니는 최근 경영 악화로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가 되자 지난 1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회생은 일정 기간 전체 채무의 일부를 갚으면 나머지 빚을 탕감해주는 제도로 강 대표는 금전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 시신이 발견된 집도 최근 이사한 월세 원룸이었다. 이혼한 전처와의 사이에서 아들(21) 1명을 두고 있는 강 대표는 혼자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 대표의 원룸은 문이 굳게 닫힌 채 폴리스라인이 쳐 있었다. 강 대표 이웃들은 “평소 왕래가 없어 같은 건물에 강 씨가 살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전했다.

김성훈·윤명진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