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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가 한반도에 있지 않고 중국 대륙에 있었다고 합니다.”

도쿠가와가 아베의 가슴께에 시선을 준 채로 말을 이었다.

“그것도 임나일본부가 있었다면, 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군.”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짓고 아베가 머리를 저었다.

“도대체 이 설(說)이 어디까지 가는 거야?”

총리 관저 안의 회의실, 오늘은 아베와 부총리 겸 경제상 아소 다로, 관방장관 스가 요시히데, 방위상 이나다 도모미까지 다섯이 둘러앉아 있다. 오늘의 주제는 아시아 대륙은 물론 일본까지 휩쓸고 있는 SNS의 ‘역사연구’ 바람, 그것이 이제 임나일본부설에까지 옮겨왔다. ‘임나일본부설’이란 일본의 야마토 정권이 4세기 후반에 한반도 남쪽, 가야지방을 200년간 지배했다는 설이다. 그런데 일본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그것을 역사로 기록해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도쿠가와가 아베를 보았다.

“총리 각하, 임나일본부가 중국 대륙에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뭐가 말인가?”

“우리도 대한민국과 함께 중국 대륙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가 있게 됩니다.”

“허어, 그럴 수가.”

아베의 눈빛이 강해졌다.

“그게 가능한 일이기는 하나?”

불쑥 아소가 묻자 도쿠가와는 상체를 반듯이 폈다. 옆쪽의 이나다 도모미는 자신이 백제계 유민의 DNA와 일치했다는 자료가 SNS에 뜬 후부터 거의 입을 열지 않는다. 그래서 아베가 자주 회의 때 부르는 터라 일비일희(一悲一喜) 상태다. 도쿠가와의 얼굴에 희미하게 웃음기가 떠올랐다.

“제가 역사학자들 조언을 받았습니다만 임나일본부설의 근거가 되는 칠지도(七支刀)에 새겨진 명문이나 광개토대왕 비문의 한 구절은 근거가 박약하다고 합니다.”

넷은 듣기만 했고 도쿠가와의 말이 이어졌다.

“그것은 조선 합병을 역사적으로 정당화하려고 당시 조선총독부에서 고용한 학자들이 억지로 한반도 남쪽에 임나일본부를 쑤셔 넣었다는 것입니다.”

“그럼 임나일본부는 대륙에는 있었단 말이지?”

아베가 묻자 도쿠가와는 정색했다.

“예, 각하, 역사학자들이 임나일본부가 중국 대륙에 있다면 해볼 만하다고 기운을 내고 있습니다.”

“기운을 내?”

이번에는 아소가 물었다.

“무슨 기운?”

“예, 한반도의 임나일본부 근거가 너무 약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한반도의 백제, 신라, 고구려가 중국 대륙에 있다는 설에 맞춰보니까 훨씬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잘됐네.”

어깨를 편 아베의 얼굴에도 웃음이 떠올랐다. 아베가 아소와 스가, 이나다까지를 돌아보았다.

“이번에는 한국 덕분에 중국에다 임나일본부를 설치하게 되었어. 세상은, 참.”

“하긴.”

아소가 머리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 한반도 남쪽 지방보다는 넓겠지?”

“넓겠지요.”

“그럼 한 10배쯤 불려서 중국 대륙의 임나일본부를 만들어 보라고 해.”

“예, 부총리 각하.”

그때 처음으로 이나다 도모미가 입을 열었다.

“그럼 중국 대륙에 백제, 신라, 고구려에다 임나일본부까지 모두 자리 잡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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