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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정신이 아득해” 靑 ‘끝까지 간다’에 檢 초긴장

손기은 기자 | 2017-05-18 11:49

이영렬(오른쪽) 서울중앙지검장이 18일 ‘돈봉투 만찬’ 사건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은 이 지검장이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에서 이임식을 가진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뉴시스 떠나는 자, 떠나지 못한 자 이영렬(오른쪽) 서울중앙지검장이 18일 ‘돈봉투 만찬’ 사건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은 이 지검장이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에서 이임식을 가진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뉴시스

‘우병우 라인’ 쳐내는 작업과
투트랙 진행될 것이란 관측


검찰은 청와대의 ‘융단 폭격’에 초긴장 상태다. 특히 검찰 ‘빅2’로 불리는 이영렬(59·사법연수원 18기)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51·사법연수원 20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돈봉투 만찬’ 사건에 책임을 지고 18일 동시에 사의를 표명했음에도 “사표 수리는 없다”는 방침에 당황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방침은 이례적인 데다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 대응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인적 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검찰은 그야말로 태풍 전야다.

법조계에서는 돈봉투 만찬에 대한 감찰을 신호탄으로 정권의 ‘우병우 라인’ 솎아내기 작업과 동시에 ‘검찰개혁’ 작업이 ‘투트랙’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검찰이 무소불위 권한을 가진 데 더해 ‘부도덕한 집단’으로 찍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고강도로 정권에 의한 검찰개혁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지난 15일 이번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에만 해도 검찰 내부에서는 “문제 될 것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 같은 검찰의 안이한 인식을 질타하듯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직접 이 두 사람을 찍어 감찰을 지시하자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문 대통령의 이례적인 ‘공개 감찰 지시’에 따라,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은 하루 만인 18일 사의를 표명했다. 자리를 지킬 명분도 없어진 데다 각각 고검장과 검사장급 인사인 이들이 현직을 유지하며 감찰 부서 소속 후배 검사들로부터 대면조사를 받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사의 표명으로 일단락을 기대했던 검찰로서는 또 한 번 패닉에 빠졌다. 청와대가 ‘감찰 절차가 끝날 때까지 사표 수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 사안을 ‘기본 징계 사안’에서 나아가 ‘수사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점에서다. 검찰 일각에서도 청와대가 곧바로 사표 수리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있었지만, 실제 현실화하자 “올 것이 왔다” “정신이 아득하다” 등의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때리는 대로 맞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새 정부가 ‘우병우 라인’에 대한 정리 작업에 사실상 착수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지난달 21일 만찬에 참석한 이 지검장, 안 국장,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장) 등은 모두 우병우 라인으로 지목돼 왔다. 일각에서는 고검장급 이상 인사, 우병우 라인으로 언급된 인사들이 줄줄이 사의 표명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작업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다만, 검찰 일각에서는 돈봉투 만찬 사건이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여지는 분명 있지만, 법적 처벌로 이어질 사안이 아니라는 인식에 따라 “정권이 너무 가혹하게 나온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들린다. 또 당시 만찬에 참석한 이원석·한웅재 부장검사는 오는 23일부터 본격화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 공판을 담당해야 하는데, 이 지검장의 만찬 자리에 배석한 이들에 대한 조사까지 이뤄지면 공소 유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손기은·이후연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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