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 ‘장미대선’ 소장법 눈길

“세트로 사서 家寶로 간직”
중고물품 거래문의 글 남겨

선거 사진 콘테스트도 열어
우수작 500만원 상금주기로

24일로 5·9 대통령 선거가 1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30세대 사이에서 사상 최초의 조기 대선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념’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가보로 남겨놓겠다”며 특정 대선 후보 측 선거운동원 복장을 사겠다고 나서는가 하면 선거 사진 콘테스트에 참여하겠다는 이들도 있다. 이번 ‘장미 대선’을 치르게 된 계기가 사실상 시민의 힘에서 비롯된 만큼, 젊은 세대들이 이를 기념하는 소품이나 이벤트 물품을 소장하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자부심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하는 심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날 모 후보 측 선거운동원이 쓰는 모자와 점퍼를 구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점퍼랑 모자를 세트로 구해 가보로 남겨놓으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글을 올린 대학생 박민서(24) 씨는 “사상 최초의 조기 대선이라 역사적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이번 대선과 관련된 흔적을 하나쯤 소장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선거 현장의 생생한 사진 등을 제출해 우수작으로 선정되면 최대 500만 원의 상금을 주는 선거 사진 콘테스트도 열린다. 윤병준 씨 등 7명의 친구가 함께 기획했으며 상금은 모두 후원금으로 이뤄진다. 24일 0시를 기준으로 418명이 471만9014원의 후원금을 냈다.

당초 계획은 투표 인증 사진을 보낸 유권자 중 추첨을 통해 상금을 주는 ‘국민투표로또’ 행사였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사진 콘테스트로 변경됐다.

선거법 제230조 제5항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문자·음성·화상·동영상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대화방 등에 게시하거나 전자우편·문자메시지로 전송하게 하고 그 대가로 금품, 그 밖에 이익의 제공 또는 그 제공의 의사표시를 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하면 안 된다’고 돼 있기 때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투표 인증사진을 보낸 사람 중 무작위로 추첨해 금품을 주는 게 아니라, 공명선거 추진의 일환으로 선거 사진 우수작을 시상하는 것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32) 씨는 “이번 대선은 역사적으로 더 의미가 있는 만큼 선거를 즐기자는 취지에서 친구들에게 이 행사를 알렸고 후원금도 냈다”고 말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어떤 방식으로든 이번 대선에 참여하려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면서도 “이벤트성 참여와 가벼운 관심만으로는 실망도 느끼기 쉬운 만큼 정책 등에도 관심을 갖고 심도 있게 대선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