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행동-친박단체 청사앞 집회
삼성동 자택 지지자들 밤샘 응원
“檢 출석 반대” 바닥 드러눕기도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21일 오전,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 등 친박(친박근혜) 단체와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인근에서 각각 집회를 열었다. 국민저항본부는 “탄핵은 무효”라고 외쳤고, 퇴진행동은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밤을 새운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태극기와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든 채 ‘박근혜 대통령님 우리가 지켜드리겠습니다’ ‘탄핵 원천무효’ 등이 적힌 종이를 몸에 붙이고 시위를 벌였다. 오전 6시 30분부터 몰려든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자택 앞을 지켰다. 취재진에게 강한 반감을 드러내는 지지자들을 경찰이 제지하자 일부는 경찰의 손목을 물고 꼬집는 등 폭행하기도 했다. 오전 7시쯤 일부 지지자들이 자택 앞 길바닥에 드러누워 “나를 차로 치고 가라”고 소리를 질렀고, 일부는 발작 증세를 보여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와 화장을 담당하는 정송주·매주 자매는 오전 7시 11분 자택을 찾았다. 박 전 대통령이 오전 9시 15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자택을 떠나자 일부 지지자들은 “이게 뭐하는 짓이야”라며 오열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자택을 나선 오전 9시 15분쯤 서울중앙지검 서문 부근에서는 150여 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사기탄핵’ ‘계엄령 선포’ ‘헌재(헌법재판소) 해산’ ‘국회 해산’ 등 구호를 외쳤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으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간 이후로 시위가 더욱 격렬해졌다. 한 남성은 “집회가 중간 차도로 인해 양쪽으로 갈라졌는데, 나뉘면 결집이 안 된다. 대통령이 나올 때까지 흩어지지 말자”고 말했다. 200여 명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무효” 구호를 반복했다.

반면 촛불집회 주최 측인 ‘퇴진행동’은 오전 8시 10분부터 서울중앙지검에서 약 550m 떨어진 법원삼거리 일대에 모였다. 이들은 ‘박근혜를 감옥으로’ ‘박근혜를 체포하라’는 내용의 노래를 틀었고, “박근혜를 구속하라. 당장 구속하라. 촛불의 명령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대형 태극기를 든 40대 남성이 퇴진행동 시위 대열로 들어가 서로 욕설을 하는 등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퇴진행동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청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가 무서워서 피해간 것”이라며 함성을 질렀다. 한편 경찰은 이날 서울 서초경찰서 인근에서부터 지하철 서초역까지 대형버스 30여 대로 빼곡하게 차벽을 쳤다. 경찰은 박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 12개 중대 960명을, 서울중앙지검 청사 인근에 24개 중대 1920명을 배치했다.

박효목·김기윤·김수민·김성훈·김현아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