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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도 의심?…성조숙증 아이 10년새 12배 급증

이용권 기자 | 2017-03-20 14:43

서울 양천구에 사는 이모(여·37) 씨는 올해 초등학생이 된 딸아이가 요즘 들어 부쩍 말수가 줄어든 데다 샤워하는 것을 꺼려 해 걱정이 크다. 그는 문득 아이의 또래보다 큰 키와 옷을 입히다 본 가슴의 멍울이 떠올랐고, 혹시 딸아이가 조숙증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최근 이 씨처럼 자녀의 빠른 성장을 걱정하며 병원을 찾는 부모들이 점점 늘고 있다. 성조숙증은 키 성장과 함께 유방 또는 고환의 발달, 음모와 여드름이 생기는 등의 2차 성징이 또래보다 일찍 나타나는 질환이다. 사춘기는 평균적으로 여자아이의 경우 만 10세·남자아이는 만 11세부터 시작되지만, 성조숙증 아이들은 그보다 2년 앞선 만 8~9세 이전에 사춘기가 시작된다.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성조숙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8만6352명으로 5년 전인 2012년(5만3333명)보다 약 1.5배 이상 증가했다. 10년 전인 2007년(7178명)과 비교했을 때는 무려 1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최근 10년 새 성조숙증 환자가 급증하게 된 것은 소아비만, 환경 호르몬의 노출 그리고 스트레스 등이 주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부분의 성조숙증 환자들은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나타나는 특발성 성조숙증이지만, 나이가 어릴 경우에는 뇌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김혜순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들이 자극적인 사진과 영상에 자주 노출되는 것도 성조숙증의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자극적인 콘텐츠는 뇌 신경을 자극해 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므로 분별력이 미숙한 아이들을 위해선 이러한 콘텐츠에 노출되기 쉬운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을 자제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성조숙증은 진단됐다고 무조건 치료하지는 않는다. 아이의 상태를 다방면으로 평가한 뒤 아이가 또래와는 다른 신체변화로 심리 상태가 불안정하고,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최종 성인 키가 부모 중간 키 또는 목표 키보다 작을 경우에 시행한다. 성조숙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정상적인 성장을 유도할 수 있지만,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효과는 그만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아이의 신체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치료는 사춘기를 지연시키는 성 호르몬 억제제를 한 달 간격으로 투여하는 방식이며, 발달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2~5년의 장기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김 교수는 “성조숙증을 방치하면 2차 성징이 빨리 시작된 만큼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 성인 키가 최종 예상 키보다 훨씬 작을 수 있다”며 “과거에 비해 아이들의 과영양 상태가 흔해지면서 발육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지만, 아이의 심리와 신체에 변화가 나타났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 정확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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