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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초간 황홀…환각제 ‘해피 벌룬’ 연예인·젊은층 확산

안진용 기자 | 2017-03-20 11:39

풍선에 아산화질소 담아 마셔
20초간 환각 빠져… 가격도 싸
마약류로 분류안돼 처벌 못해
전문가 “단속 근거 마련 시급”


일명 ‘해피 벌룬’이라 불리는 풍선에 담긴 아산화질소를 흡입한 후 환각상태를 경험할 수 있는 서울 강남 및 홍대 인근 바(bar)나 주점에 연예인을 비롯해 20~30대 젊은이들의 출입이 잦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산화질소 중독 등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관련 법이 없어 단속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요즘 연예계에서는 해피 벌룬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풍선에 담긴 아산화질소를 마시면 10~20초가량 술에 취한 듯한 기분을 즐길 수 있고, 풍선 1개에 4000원 정도라 가격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라오스를 비롯한 외국의 바에서 해피 벌룬을 경험한 후 한국에서 이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위 ‘우유주사’라 일컫는 프로포폴을 맞는 이가 많았으나 된서리를 맞은 후 일부 연예인들이 아산화질소에 빠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산화질소는 치과 마취제나 휘핑크림 제조 과정에 쓰이는 물질로 일반인들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처벌 규정도 없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김석환 수사팀장은 “연예인들도 해당 업소에 출입하고 있다는 첩보를 접수하고 해피 벌룬 3개를 입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으나 아산화질소 외 성분은 나오지 않았다”며 “아산화질소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화학물질관리법의 적용도 받지 않기 때문에 내사 종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산화질소를 오·남용하면 중독 증세를 비롯해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연예인 A 씨는 “환각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매일 수백 번씩 이 가스를 마실 정도로 중독 증세를 보이는 지인이 있다”며 “말려도 소용없을 정도로 집착을 보이고 있는데 그 심각성에 비해 대책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치과 전문의는 “약효 발현 시 몸이 더워지며 행복감을 느껴 ‘웃음 가스’라고도 불리는 약제인데, 의사의 처방에 따른 적정량 이상 사용 시 구토, 의식소실, 저산소증을 발생시킬 수 있어 의료진도 배기 시스템을 갖추고 진료를 시행한다”며 “적절한 장비 없이 사용할 때는 신경장애와 백혈구 감소로 인한 악성빈혈을 초래할 수 있으며 술과 같은 알코올을 병용하면 심각한 문제를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빠른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식약처는 2011년부터 새로 발견되는 환각용 물질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마약류 지정 전 임시마약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김 팀장은 “식약처에서 임시 마약으로 지정하면 경찰이 단속할 근거가 생긴다”며 “그 심각성이 대두된 만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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