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거부 쉽잖다”… 일각 ‘보상론’ 제기

조기 배치 사실상 현실화에
주민들 “반대만 하다간 피해”

투쟁委,도로 장악·공사 막기로
국방부 “헬기 동원, 장비 수송
도로 봉쇄해도 의미 없을 것”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성주·김천 현지주민들이 공사 저지에 나서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벌써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에 따른 ‘보상론’도 제기되고 있다.

2일 국방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사드 부대가 배치될 경북 성주 스카이힐CC(성주골프장)는 달마산(해발 고도 680ｍ) 정상 부근 천혜의 요새에 위치해 초전면 소성리 마을을 지나는 2차선 도로를 제외하면 접근이 쉽지 않다. 이 도로를 따라가면 2㎞ 위쪽에 골프장이 있으며 경찰 병력이 중간에서 외부인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성주골프장은 주변이 험난해 민간인이 들어오기 어렵고, 이미 외곽에 철조망과 CCTV를 설치한 뒤 경계를 강화해 반대 주민의 물리적 저지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와 사드 배치 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등은 성주골프장으로 통하는 마을 앞 도로를 장악해 군의 육로 수송을 막기로 했다. 하지만 국방부 측은 “헬기를 동원해 사드 관련 인력과 장비 등을 수송해 도로를 막아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반대 단체들은 농사철이 시작되면 집회 참여인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데다, 탄핵 심판과 조기 대선 등으로 외부 지원세력 동참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경북도와 김천시, 성주군 3자가 조율해 사드 배치 ‘보상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촉구하거나, 범정부 차원에서 솔선해서 주변 지역 지원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국방부와 미군의 사드 조기 배치가 사실상 현실화하면서 반대에 매달리다가 기피시설만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성주의 한 주민은 “사드 배치 문제로 지역민 간에도 갈등이 깊게 파이고, 지역 경기 역시 위축돼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주민들의 희생에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천에서는 김천혁신도시 내 문화예술회관 건립,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 등 13개가량의 지원사업이 논의됐으나 김천시와 시의회는 사드 철회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성주에서도 기업 유치와 성주~대구 지하철 건설 및 도로 확장 등 5~6개 사업이 거론되고 있지만 주민 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지난달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희생을 감내한 사드 배치지역과 주변 지역에 실질적 지원대책을 제시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성주=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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