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치소 15시간’ 삼성에 엄청난 변화 몰고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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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 쇄신안 무겁게 고민”
미래전략실 해체 결론낼 듯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치소에서 15시간 동안 머물면서, 과연 무슨 생각을 했겠느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고, 앞으로 뭘 해야 할지를 뜬 눈으로 고민하지 않았겠느냐.”

재계 고위관계자는 20일 “이 부회장은 구치소에서 대기하면서 영장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면서 “영장 기각을 계기로 반삼성, 반기업 기류가 정치권·시민단체·SNS 등을 통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면서 근본적인 쇄신안을 무겁게 고민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관 차를 타고 18일 오후 3시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한 후 밤새 대기하다가 19일 오전 6시쯤 나와 바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 사옥 사무실로 출근했다. 이어 20일에도 출근해 현안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의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15시간의 생각과 고민’이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크게 상처 난 상표 인지도를 최대한 회복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진정성이 담긴 쇄신 노력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해외 유학파인 이 부회장은 그룹 현안을 보는 눈이 삼성의 전통적인 ‘프레임’과는 전혀 다른 데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뉴 삼성’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강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 총수로는 처음으로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 미국식의 ‘이사회 중심 경영’ 방침을 확실시했다. 또 특검이 정면으로 문제 삼고 있는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 삼성전자의 인적 분할·지주회사 도입 등을 통한 순환 출자 고리 해소 및 지배구조 개선안도 오는 6월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월부터 ‘수평적인 벤처 문화’를 반영한 대대적인 기업 문화 혁신에 나선다.

이 부회장에게는 당장 실천에 나서야 할 과제도 수두룩하다. 국회 청문회에서 약속한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와 그룹 컨트롤타워(미래전략실) 해체 문제도 어떤 형식으로든 마무리해야 한다. 이 밖에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 경영전략, 투자·고용계획, 사업재편 등도 서둘러야 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영장 기각으로 ‘면죄부’가 주어진 것은 아니므로 그룹 차원에서 근본적인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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