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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불안사회의 가족 풍경

기사입력 | 2017-01-11 11:07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불안하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거 불안 문제는 ‘리터루족’이 생겨날 정도로 심각하다. ‘리턴(return)’과 ‘캥거루족’을 합성한 ‘리터루족’은 독립해서 가정을 꾸렸다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부모 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신조어이다. MBC 주말특별기획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는 이런 세태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 드라마는 결혼해서 분가한 자식들이 부모의 유일한 재산인 3층 빌라에 얹혀살기 위해 이사 들어오는 소동으로 시작한다. 전직 기자 출신으로 사기꾼 처남의 감언이설에 속아 황당한 사업에 투자했다가 집을 날린 장남 한성훈(이승준)과 서혜주(김선영) 부부, 변호사라는 본업이 무색하게 어쭙잖은 시사평론가로 방송 출연하는 것을 더 좋아해서 벌이가 신통치 않은 차남 한성식(황동주)과 강희숙(신동미) 부부의 이사 소동을 도입부에 배치함으로써 ‘리터루족’의 세태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한형섭(김창완)과 문정애(김혜옥) 부부는 사업이 망해 집을 날린 장남에 올려줄 전세금이 없다며 무작정 이삿짐을 싸들고 쳐들어온 차남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부모님을 모시겠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속셈임을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사태에 직면한 것이다. 여기에 한형섭 가족의 최고 어른인 황미옥(나문희) 할머니의 배려로 맏며느리 서혜주의 할머니 오귀분(김용림)과 사촌여동생 오동희(박은빈)까지 빌라 옥탑방에 살게 되면서 부모형제에 사돈까지 대가족이 한 건물에 모여 사는 기가 막힌 상황이 벌어진다.

한형섭의 3층 빌라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사고가 터진다. 장남은 집 앞에 신축되는 빌라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다리가 골절되고, 방송 출연에 목숨을 걸던 차남은 아나운서와의 불미스러운 스캔들로 출연 정지를 당한다. 급기야 장남 아들 한창수(손보승)와 차남 아들 한지훈(신기준)이 태어날 때 병원에서 바뀌었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한바탕 난리가 벌어진다. 전교 꼴등을 도맡아 하는 한창수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한지훈이 진짜 부모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성적 지상주의에 함몰된 교육 문제가 불거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 드라마의 진짜 사건은 한형섭 빌라가 있는 동네로 세계적인 투자회사 대표 이현우(김재원)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이사를 오면서 벌어진다. 억울하게 자살한 아버지의 원한을 풀고 어린 시절 잃어버린 동생을 찾기 위해 23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이현우가 노리는 복수의 대상은 한형섭 가족이다. 이현우의 계략 때문에 한성훈과 한지훈이 궁지로 몰리고, 막내 한성준(이태환)마저 위기에 봉착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윤곽만 드러난 이현우의 복수는 한형섭의 조카 한정은(이수경)과의 로맨스가 예고되면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드라마는 제각기 다른 사정으로 한 공간에 모여든 인물들의 이야기를 상당히 복잡하게 엮어 전개하고 있다. 또한 주거와 교육 그리고 취업과 생계 등 모든 것이 불안한 세태를 다소 과장되게 연출한다. 하지만 세상살이가 험난할수록 가족의 사랑과 화합이 더욱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만큼은 선명하다.

충남대 교수·드라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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