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출입 통제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경남 창녕군에도 퍼진 것으로 확인된 6일 방역 당국이 지역 일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첫 발생후 21일만에 80건 양성
현재까지 살처분 756만마리
영남서도 발견 전국 확산 위기
방역당국 안이한 대응 피해 키워
올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2010년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AI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 청정지역’ 영남권의 철새에서도 발견돼 전국적 확산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철새에 AI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데다, 방역지역 내 수평적 전파도 잇따르는 등 올해 전국의 가금류가 초토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올해 AI(H5N6형)는 지난 11월 16일 첫 발생 후 12월 6일까지 총 21일 동안 모두 80건(검사중 10건 미포함)이 양성으로 판정돼 2014~2015년(H5N8형) 같은 기간 51건, 2010~2011년(H5N1형) 45건에 비해 2배가량 많았다. AI는 2014년에는 1월 16일 발생해 2015년 12월까지, 지난 2010년에는 12월 29일부터 2011년 5월까지 지속됐다.
이에 따라 21일 동안 7개 시·도의 19개 시·군 180개 농가에서 755만900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했다. 이는 2010∼2011년 6개 시·도 23개 시·군의 286개 농가에서 살처분된 647만3000마리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최대 피해를 냈던 2014∼2015년에는 11개 시·도 19개 시·군의 809개 농가에서 1937만2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올해 AI 확진 지역은 과거 발생지역과 겹치는 곳이 많지만 안이한 대응으로 차단방역을 제때 하지 않아서 피해를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박최규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2003년부터 철새에 의한 AI 전파가 공인돼 철새 이동경로에 있는 우리나라는 AI 발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조기 예찰로 농가 전파를 미리 차단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AI가 빠른 속도로 전파된 것은 철새에 의한 영향도 한몫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철새나 철새 분변의 AI 바이러스는 검사 건수 대비 양성률이 과거에 비해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최근 경남 창녕 우포늪 대대제방 수풀에서 큰고니 폐사체 1마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돼 AI의 전국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같은 방역지역(3~10㎞) 내 수평적 전파도 빠른 확산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방역수준이 열악한 농장의 소독이 덜 된 차량이나 농장주 등에 의한 전파가 의심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또 저수지 주변이나 논에 농장을 지어 철새나 쥐, 너구리 등에 의한 AI 전파도 쉽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14년 정부지원금을 제공하고 철새도래지 주변 농장 이전사업을 폈으나 생업 문제로 제대로 실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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