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소년단야영소 시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축된 강원도 문천시의 ‘12월 6일 소년단야영소’를 시찰해 지침을 전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김 위원장이 일군(일꾼)들과 당원들, 근로자들이 자기 힘을 믿고 부닥치는 애로와 난관을 자체로 뚫고 나가면서 소년단야영소를 훌륭히 개건했다고 격려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8월 태영호 공사 망명 계기로
北 공격트래픽 3배 이상 급증
軍, 초긴장 상황서 두달 무방비

총 3200여대 좀비PC 만들어
최순실 사태도 악성메일 활용

북한은 지난 7월 수학영재 망명과 8월 태영호 주영 북한공사 귀순을 전후해 남한에 대한 무차별 사이버 공격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최고조에 이른 지난 8월 4일 남북 사이버전쟁의 최전선인 국군 사이버사령부 등 군 내부 사이버망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북한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서도 좀비 PC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추가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7일 정보 소식통은 “올해 7월 북한 수학 영재 망명과 8월 태영호 공사 한국 망명과 러시아 서기관 망명을 계기로 탈북단체를 비롯한 정부기관에 대한 북한의 악성코드가 급증했다”며 “8월 사이버공격 트래픽 수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 최고조에 달해 사이버 당국이 바짝 긴장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창군 이래 처음으로 우리 군의 외부 인터넷망과 내부용 인트라넷(국방망)이 한꺼번에 뚫린 것은 지난 8월 4일이다. 군 당국은 9월 23일에야 북한 추정 해커의 악성코드가 우리 군 정보망의 ‘중추신경’인 경기 용인의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를 해킹한 사실을 적발했다. 군은 처음 해킹 시도가 있었던 8월 4일 이후 두 달이나 지난 10월 6일에야 문제 서버의 내·외부망을 분리하는 등 늑장 대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이버 비상상황에서 북한의 주 공격타깃이 국방부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도 한 달 보름간 실태 파악조차 못했다는 점에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최근 최순실 사건을 계기로 ‘우려되는 대한민국’ 등 탈북자를 가장한 악성메일 여러 건을 유포시켜 첨부파일을 클릭하는 순간 좀비PC로 만드는 수법을 동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올해 1월 6일 4차 북핵실험 후 북한의 사이버 공격 유형이 다양화하고, 북한 해커부대가 정찰총국 외에 육·해·공군 부대로 다변화해 중국 외에 라오스·캄보디아 등 동남아로 진출하면서 해킹 공격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손영동 사이버연구소장은 “2014년 코레일과 서울메트로 등 주요기반시설을 공격할 때 악성코드 분석과정에서 작전명 ‘트레인’이 드러났다”며 “북한 해커팀이 자신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이 가열돼 올해 해킹공격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군 내부망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DIDC의 한 서버에 인터넷망과 내부망이 함께 연결돼 있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면서 “두 망이 함께 연결된 경위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커들이 DIDC 서버를 통해 군 내부망에 침투한 것은 사실이지만, DIDC에 저장된 정보가 털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 정보망이 집결하기 때문에 어느 곳보다 사이버 보안에 엄격해야 할 DIDC가 내·외부망이 함께 연결됐는지도 모르고 해커의 군 내부망 침투 통로가 됐다는 점에서 군의 안이한 보안의식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이번 해킹 공격으로 감염된 컴퓨터는 모두 3200여 대로, 이 중 2500여 대는 인터넷용, 700대는 내부망용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인터넷용 컴퓨터도 악성코드에 감염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 장관의 인터넷용 컴퓨터에 비밀문서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