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禹 장인·前총리·최씨 인연 있어”
추천·임용 때 영향력 행사 의혹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로 드러난 최순실 씨와의 관계가 밝혀지면서 여야 정치권과 여론 사퇴 압박에도 박 대통령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교체하지 못하는 이유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둘러싼 여러 정황도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정치권에서는 우 수석의 추천과 임용 과정에 의심을 두고 있다. TV조선이 최 씨 측근들의 사무실 등에서 입수해 공개한 문서 등을 바탕으로 하면 현재 각종 의혹 때문에 사퇴 요구를 받는 우 수석은 2014년 5월 12일쯤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돼 청와대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이 문건의 작성 시기(4월 15일~5월 12일 사이)를 감안할 때, 문건이 작성돼 최 씨에게 전달된 뒤 우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됐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20일 대정부 질문에서 “우병우 민정비서관 발탁, 윤전추 행정관의 청와대 입성에도 최 씨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 수석을 민정비서관으로 추천한 것으로 거론되는 인사 중 한 명이 A 전 국무총리인데 이 A 전 총리가 우 수석의 장인과 최 씨 제부와 인연이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 출신인 A 전 총리는 우 수석의 장인을 수사하면서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건강을 이유로 불구속 수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같은 법조계 후배인 우 수석과도 친분을 쌓았다는 것이다. 이 A 전 총리가 최 씨 제부인 서모 씨와 친분이 있어 우 수석을 추천했다는 것이다.

최 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 착수된 상황에서 검찰에 강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는 우 수석을 교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야권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과 최 씨와의 관계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도 우 수석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