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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훈토론서 ‘대선출마’ 시사
“패권적 기득권” 親文 겨냥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이 27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게 후보직을 양보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 관계와 공적 관계는 다른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양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시장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크나큰 국가의 미래가 달린 문제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 아닌가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 전 대표의 양보로 시장직에 오른 점을 지적하며 내년 대선에서 안 전 대표를 도울 수 있느냐는 패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박 시장은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나라의 기틀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유력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내년 대선을 고민 안 한다면 그게 문제”라며 “1000만 시민의 안전과 삶을 책임지는 입장으로 함부로 움직일 수 없지만, 국민과 시민의 의사와 결정에 달려 있다. 시대의 요구라든지, 국민의 부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박 시장은 특히 이날 “패권적 기득권에 안주해서는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며 “경제도, 안보도 야당이 더 잘할 수 있다는 능력과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언급한 ‘패권적 기득권’은 더불어민주당의 8·27 전당대회 이후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당 장악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대문’(이래도 저래도 대선 후보는 문재인)이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친문 세력을 직접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여당의 실패가 야당의 승리라는 이분법적 사고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야당만의 민생정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시장은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냐는 질문에 “분열은 필패”라며 “정권, 시대 교체라는 과제 앞에서 야권이 통합을 못 하고 분열한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나아가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를 교체하고, 미래를 바꿔야 한다”며 “대한민국 시스템, 룰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진짜 교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모든 권력이 청와대에 집중되면서 주요 국정과제가 대통령 한 사람에 의해 좌우된다”며 “중앙에 집중된 권력은 지방으로 대폭 이양돼야 한다”고 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