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뉴질랜드 등 방문일정
“출국 늦추거나 취소” 지적도

새누리당으로부터 국회 파행의 주범으로 낙인찍혀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회 정상화 해법을 고심 중이다. 의원외교 차원에서 오는 29일 해외 출국이 예정돼 있는 정 의장이 출국 시기를 국회 정상화 이후로 늦추거나 취소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 의장은 전날(26일)에 이어 27일에도 측근 및 야당 원내대표단과 소통하며 국회 정상화 방안을 골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이 국회 파행 사태와 관련해 사과나 유감의 뜻을 밝힘으로써 경색된 정국을 풀기 위한 실마리를 마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영수 국회대변인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한 모든 의사진행은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이뤄진 만큼 여당의 사퇴 요구나 사과 요구에 응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장의 다른 측근은 “아직 방향이 정해진 건 없지만 국회 정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뭔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입장 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의장은 오는 29일부터 10월 9일까지로 예정된 해외출장 일정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교흥 국회의장비서실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뉴질랜드 하원의장 초청으로 뉴질랜드를 방문한 뒤 호주로 이동, 중견국협의체(MIKTA) 의회 의장단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국회 상황을 감안해 뉴질랜드 일정을 연기하는 등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 의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하고 향후 의사진행과 관련해 보다 공정하게 하겠다는 ‘중립 선언’을 한다면 국회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여야도 ‘정치는 정치로 푼다’는 인식하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